하이브가 선택한 콘텐츠 전문 가상 인플루언서 제작 스타트업 이너버즈, 25억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 성공

고품질 영상에서도 원활히 활동 가능한 디지털 휴먼 제작에 주력, 윤리적 문제 대처 방안 찾기도 AI와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만들어진 버추얼 인플루언서, 리스크 줄이려는 기업들 러브콜 쇄도 점점 커지고 있는 시장, 기술 넘어선 스토리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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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너버즈 공식 홈페이지

11일, AI 딥러닝 기반 가상 인플루언서(Influencer)를 제작하는 기업 이너버즈가 25억원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번 투자에는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참여했다.

이너버즈는 가상 인물이 나오는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데, 영화 혹은 뮤직비디오처럼 품질이 높아야 하는 영상에서도 가상 인물이 원활히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영호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투자에 대해 언급하며 “이너버즈는 오픈소스에만 의존하지 않고 캐릭터의 역동적인 동작이나 다양한 외부 환경 아래에서도 자연스러운 표현과 높은 퀄리티의 캐릭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AI 기술이 발전하며 생겨난 딥페이크 등 윤리적인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 역시 모색하고 있다. 임정혁 이너버즈 대표는 “악용 사례가 많았던 탓에 딥러닝 기반 영상 합성 기술은 상용화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AI 기술로 제작 가능한 영상 퀄리티의 기준을 제시하는 창작자용 소프트웨어와 딥페이크 영상 여부를 판독할 수 있는 오용 디텍션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대한 데이터셋으로 콘텐츠 위한 디지털 휴먼 만든다

이너버즈는 2021년 설립됐으며, 콘텐츠 제작 전문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대/카이스트 박사급 인력을 확보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인 얼굴 사진 100만장 이상, 한국인 영상 클립 1만개 이상이 포함된 데이터셋을 제작에 이용하기 때문에 디지털 휴먼의 가상 얼굴을 더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다.

이번 투자 이전에도 다른 기업들과 협력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지난해 8월에는 AI와 메타버스를 연계해 디지털 휴먼을 제작하고자 비대면 원격진료 전문 기업인 메타케이인텔리전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디지털 휴먼을 이용한 마케팅 시장이 메타버스 분야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등장한 것이 배경이 됐다.

9월에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 쟈니브로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버추얼 아티스트(Virtual Artist)를 공동 제작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이너버즈가 보유한 기술로 버추얼 아티스트를 구현하면 쟈니브로스가 이 버추얼 아티스트의 매니지먼트와 연예 활동 관련 콘텐츠 기획을 맡는 것이다. 초기 디자인·기획은 두 기업이 함께 진행한다. 당시 임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단순히 효율적으로 사람을 대체하기 위한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아닌 세계관과 시나리오가 준비된 상태에서 팬들에게 몰입감을 줄 수 있는 기획력을 지닌 하이엔드 콘텐츠 제작사와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며, “딥러닝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리딩 콘텐츠 제작사가 만나 세계 문화 속 K팝의 새로운 흐름으로 이끈다는 것이 최종 목표”임을 전한 바 있다.

기술에서 태어난 버추얼 인플루언서, 사람보다 높은 인기 누리기도

가상 인플루언서는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라고도 불리며, AI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가상의 인물 중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이들을 뜻한다. 이들은 이름과 성별뿐 아니라 나이, 성격, 취미와 같은 일련의 정체성을 보유하고 SNS를 무대로 활동하며, 기업의 마케팅 등에도 활용된다.

신한라이프의 광고 모델로 유명한 ‘로지(Rozy)’가 그 예이다. 인스타그램에서 활동을 시작한 로지는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해서 광고, 패션 잡지, 화보 촬영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우리나라의 버추얼 인플루언서로는 처음으로 인스타그램 팔로워 10만명을 넘어섰는데, 현재는 15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연간 수익은 15억원에 달하고, 광고 모델료가 연간 3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실제 인물도 아닌데 저렇게 엄청난 돈을 번다니, 선뜻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이들을 찾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SNS의 발전으로 사람들 사이의 정보 공유 속도가 빨라지면서 유명인의 돌발적인 발언, 잘못된 행동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잦아졌다. 광고 모델로 기용한 유명인이 이런 식으로 구설수에 오른다면 기업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데,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실제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점점 포화되고 있는 시장, 기술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메타버스 분야가 성장하고, 성공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생겨나면서 시장은 더욱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스콘(SCON)은 3D 버츄얼 캐릭터 솔루션 ‘미츄(meechu)’를 운영한다. 이용자는 미츄를 이용해 손쉽게 자신만의 버추얼 캐릭터를 만들어 유튜브 채널이나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직접 3D 캐릭터를 제작해 보고 싶다면 무료 툴인 ‘블렌더’를 이용하면 된다. 다른 툴보다 다루기 쉬워 초보자에게 적합하고, 패스트캠퍼스 등 온라인 강의 플랫폼이나 유튜브에서도 관련된 강좌를 찾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가상 인물을 제작하는 기업은 단순한 제작 기술 이상의 무언가를 갖추고 있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너버즈가 이번 투자를 통해 대중을 끌어들이는 힘을 갖춘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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