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직구 급증하더니, 1분기 ‘국외 카드사용’ 14.8% ↑

올 1분기 카드 해외 사용실적 ‘46억 달러’, 직전 분기 대비 14.8% 상승 코로나 방역 완화에 ‘해외여행’ 수요 몰리며 내국인 출국자 증가 1,200원대 일시적 환율 하락에 온라인 ‘해외직구’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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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은행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이 3년여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세계 각국의 코로나 방역 완화에 따라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데다, 환율까지 하락하면서 ‘해외 직구’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1년 새 카드 해외 사용액 작년 1분기 대비 50% 급증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에 따르면, 1분기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쓴 신용·체크·직불 등의 카드사용액은 총 46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40억1,000만 달러)보다 14.8% 늘었고, 지난해 1분기(30억6,000만 달러)보다는 50.3% 증가했다.

특히 국내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이 46억 달러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9년 4분기 사용액(48억8,300만 달러) 이후 13분기 만의 최대 기록이다. 카드 한 장당 평균 사용액도 2018년 1분기(334달러)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로 30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세계 각국이 본격적으로 코로나 방역을 완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팬데믹으로 급감했던 국외여행 수요가 엔데믹을 맞이하면서 되살아난 셈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는 497만9,000명으로 지난해 4분기(320만8,000명)보다 무려 55.2% 증가했다.

31일 12시 20분 기준, 지난 1년간 원·달러 환율 추이/자료=구글 금융

환율 하락에 해외직구 급증, 반면 ‘외국인 국내 사용액’은 올 들어 감소

환율이 하락함에 따라 온라인 ‘해외직구’가 급증한 것도 늘어난 카드 해외 사용 실적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한은 관계자는 국외 카드사용 증가 원인을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국외여행 수요가 늘고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온라인쇼핑 등을 이용한 ‘해외직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일평균 원·달러 환율은 1359.3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1275.6원으로 6.2% 떨어졌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이 기간 온라인 쇼핑 해외 직접구매액은 9억9,000만 달러에서 12억5,000만 달러로 26.7% 증가했다.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34억9,900만 달러), 체크카드(10억8,900만 달러) 사용액이 전 분기보다 각각 15.3%, 13.7% 오른 반면, 직불카드(1,300만 달러)는 4.5% 감소했다.

한편 올 1분기 외국인(비거주자)의 국내 사용액은 감소하면서 여행수지 적자에 대한 우려를 더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비거주자의 카드 사용 금액은 19억5,900만 달러(약 2조5,000억원)로 전분기(20억4,400만달러)보다 4.1% 감소했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 등 국내 관광의 주요 수요층이 본격 재개되기 이전 집계라며 향후 추세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환율 상승에도 해외직구 계속 늘어날까, 국내 이커머스 업계 긴장

올해 1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은 재차 상승해 1,300원대를 웃돌고 있음에도 ‘해외직구’ 규모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직구 규모는 9,612만 건, 47억2,5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건수와 금액 각각 8.8%, 1.4%로 계속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할 때 올해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접구매액이 5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당국도 오는 9월부터 그간 부정기적으로 발표해 온 해외직구·역직구 통계를 매달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온라인 기반의 해외직구 특성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해외 제품 정보가 쉽게 공유되고, 상품 구매·배송 대행업체가 늘면서 소비자의 구매 접근성이 개선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해외직구 플랫폼 기업들도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했음에도 해외직구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1년에는 글로벌 1위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잡고 국내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지난 3월에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이커머스 쇼핑몰인 알리익스프레스가 ‘5일 배송’을 내세우며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아마존과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선 또 다른 이유는 논스톱으로 연결된 항공망과 새벽배송 시장이 활성화된 환경에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배송의 혁신을 시험해 볼 정도로 독보적으로 빠른 국내 배송 시스템이 해외 이커머스 기업들의 한국 진출을 촉진한 것”이라며 “향후 해외직구 플랫폼 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가속됨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와의 가격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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