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인은 경알못 ④ 청년세대 낮은 금융이해력을 높이려면?

금융이해력, 개인 삶의 필수요건이자 중요한 사회자본 한국 청년들 금융이해력 낙제점 많아 교육환경도 중요하지만, 금융 포용 정책이 핵심

pabii research

소위 ‘이재’라 불리는 금융이해력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일생에 있어 생존을 담보하기 위한 중요한 스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개개인의 낮은 금융이해력은 금융시장과 개인 및 사회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유발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에 각국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자국민의 금융이해력을 제고할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금융 교육 확대 및 금융 포용 등의 개선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금융이해력 자체는 높지만, 금융태도 측면에서 낙제점을 받은 대한민국의 현실상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인 금융이해력 양호하나, 청년층 이해도는 문제 있어

29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6.8점으로 OECD 10개국 평균(2019년 조사) 62점보다 높았다. 그러나 금융지식과 금융행위 측면에서만 합격점이었고, 현재보다 미래를 대비하는 금융태도 측면에서는 목표점수에 이른 응답자가 39.9%에 그쳤다. 특히 청년층(18∼29세)의 경제·금융 차원의 미래 준비가 부족했기에 나온 결과여서 시사점이 크다. 한국민 전반의 금융이해력이 나쁘지는 않으나, 청년층의 금융이해력이 낮은 것이 문제이다.

여러 연구 결과는 청년세대에 대한 바람직한 미래준비형 소비태도의 함양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대학에서 경제 관련 학과를 전공한 학생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청년층은 체계적인 경제 공부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맞춤형 경제교육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사실상 금융으로부터 소외된 청년세대나 일부의 중장년층을 상대로 그들의 수준에 맞는 금융교육이 실시돼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금융 포용’을 구현해 금융이해력을 끌어올려 바람직한 금융행동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금융교육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금융지식이 확대되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행동이 더 합리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정설이다. 금융교육의 방식에서도 기초적인 효과를 보이는 강의실 금융교육에 더해서 금융소비자 개개인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가능한 카운슬링이 추가되면 금융교육의 효과성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행동경제학적 접근도 금융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연구되므로 전통적인 금융교육과 함께 상호보완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금융교육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유럽의 사례를 참고할만하다. 여러 유럽 국가에서는 금융교육이 초·중·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 따라 수학이나 시민교육과 연계해 실시된다. 교사들을 상대로 금융교육 자료가 부여되고, 교사들이 직접 금융교육 훈련도 받는다. 이탈리아의 경우 공영 방송에서 돈의 개념과 지급결제 수단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취약계층 전용의 금융교육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금융교육 환경은 나쁘지 않으나, 명백한 목적 있는 금융 포용정책이 여전히 미흡

사실 금융교육 방법론에 대해서는 이미 시중에 많은 대안이 제시되고 있고, 일반 국민들의 학습 열기도 상당하다. 금융과 관련된 여러 유튜브 방송들이 인기를 끄는 것이나, 주식 리딩방 같은 것들이 청년층들에게 지지받는 현상이 이를 방증한다. 최근 대한민국 사람들의 금융이해력이 제법 올라간 원인으로 이러한 트렌드가 제시되기도 한다. 교육 환경이 좋지 않아서 대한민국 청년들의 금융이해력이 낮게 조사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핵심은 행동경제학적 접근에 있다. 젊은 세대의 금융행동의 변화를 실질적으로 일으킬 수 있을 만한 정책이 시행돼서 ‘금융 포용’이 제대로 이뤄져야만 젊은 세대의 소비 지향적이고 미래에 대비하지 않는 금융태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역사적으로 그러한 금융 포용에 가장 성공적이었던 정부는 영국의 마가렛 대처 정부이다. 대처는 대중이 자유기업 체제에 직접 참여하여 경험을 쌓게 되면 그 경험과 학습을 통해 ‘더욱 기업적’이 될 것이라는 확신 하에 공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국민들에게 그 주식을 배당하였으며 시장가격보다 싼 가격에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쳤고, 이는 성공적으로 많은 영국인의 영혼에 자본주의적 정신을 새겨 넣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청년층에게 꽤 낮은 가격으로 더 쉽게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금융포용은 소비평탄화와 저축을 통한 자산형성을 가능케 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엄밀한 소비자분석 및 핀테크 기술의 신중한 활용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금융당국의 현명한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다.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