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한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 탄소중립 위한 ‘블루칩’ 될 수 있을까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 롯데벤처스로부터 30억 시리즈 A 투자 유치 발전하는 폐기물 재활용 분야,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 일약 기대 폐기물 발생량 매년 늘어, 웨이스트 기술 중요도 높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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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이 롯데벤처스로부터 3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롯데벤처스가 운용 중인 롯데케미칼ESG펀드를 통해 집행됐다. 롯데케미칼ESG펀드는 차세대 에너지·탄소중립 등 ESG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롯데케미칼이 단독 투자한 펀드다.

이번 투자를 통해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은 정제 플랜트 도입을 추진해 나프타와 중질유 등 고순도 열분해유를 생산하고 이를 롯데케미칼에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은 폐플라스틱으로부터 열분해유를 추출하는 기술을 주요 기술로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특히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은 열분해유 분야에서 유일하게 한국산업안전관리공단의 공정안전보고서(PSM) 심사를 통과해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사진=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

폐비닐 열분해유 기술 발전, ‘플라스틱 유전’ 시대 도래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 사회가 도래하며 일회용 용기 사용량이 증가, 폐플라스틱의 배출량이 급증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상반기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하루 평균 약 850t으로, 2019년 동기 대비 15.6%나 증가했다. 이에 국내 ‘웨이스트(폐기물 재활용) 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의 기술 자립화를 이루려 노력하고 있으나 투자 여력 부족 및 기술적 한계로 더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독보적으로 환경 문제 해결에 나서는 기업이 있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이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은 폐비닐의 연속식 열분해 전 공정을 자체 설계해 납품 후 시험 운전해 인도하는 실적을 거둔 바 있으며, 이후 신안군에 실증 플랜트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연속식 열분해 시스템을 구축해 처리 용량을 대폭 확대하고 환경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비닐은 PE(폴리에틸렌), PET(페트) 등으로 이뤄진 석유화학 물질이기 때문에 땅에 묻거나 태우는 것 말고는 별다른 처리 방법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 등 웨이스트 기업들의 노력으로 열분해유 기술이 발달, ‘플라스틱 유전’의 시대가 도래하게 됐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등에 따르면 현재 폐비닐을 통한 열분해유 생산수율은 5~60%가량이다. 폐비닐 1t을 투입해 가열하고 촉매 반응을 거치면 최대 600㎏의 열분해유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나온 열분해유는 후처리를 거쳐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된다. 이처럼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정으로 석유화학제품을 만들면 폐플라스틱을 태우는 방식에 비해 2배 이상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 폐플라스틱 처리 기술 ‘T4’ 등급 받았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은 폐플라스틱 처리의 기술적 측면에서 기술신용평가(TCB) 상위 4단계에 해당하는 ‘T4 등급’ 우수 기술기업 인증서를 획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의 열분해 유화 시스템은 100% 자사 자체 제작 시스템이다. 특히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특별 설계된 친환경 로터리를 사용해 분진, 왁스 등 오염 요인을 최소화했다.

열에너지 재사용 및 화석연료 미사용으로 열에너지의 소비를 최소화하고 친환경 환경설비 및 비응축 가스의 대기 방출 방지로 매연과 악취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이 지닌 미래 목표다. 이를 위해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은 원격제어와 자동제어 시스템을 도입, 운영관리를 안정화하고 최적의 운영이 가능한 원가 저감형 폐플라스틱 처리 시스템과 연속공정으로 처리 용량을 극대화해 경제성을 확보했다.

2022년 1월 24일,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당사에서 외교안보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탄소중립의 ‘치트키’, 웨이스트 기술

웨이스트 기술은 미래 탄소중립을 위한 ‘치트키’다. 그런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웨이스트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앞서 지난해 2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는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탈원전을 백지화하는 한편, 탈석탄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며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 비중을 임기 내 60%대에서 40%대로 대폭 줄이고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의 열분해유 기술은 이 같은 정부의 환경 정책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윤 당시 후보는 “지금까지는 복합소재, 포장재처럼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는 매립·소각하는 수밖에 없었다”며 “쓰레기 처리방식을 매립·소각 중심에서 열분해 중심으로 전환해 과거에 재활용할 수 없던 쓰레기도 대부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직접적으로 열분해유를 언급하기도 했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 등 웨이스트 기업들의 일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몸값 높아지는 웨이스트 기업, 가만있다간 도태된다

글로벌 사회에서 탄소중립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웨이스트 기업들의 몸값도 치솟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국내 웨이스트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투가 혹한기라는 겹악재에도 불구하고 투자 유치와 연구개발, 시장 개척 등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이 현재에 만족하고 발전을 멈춰선 안 되는 이유다. 국내 로보틱스 기반의 폐기물 수집 재활용 스타트업 ‘수퍼빈’은 지난해 10월 한국산업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 IBK투자증권, 하나금융지주 등으로부터 18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후속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수퍼빈은 앞서 2021년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번 30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가 최초의 투자 유치인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과 다소 비교되는 부분이다.

수퍼빈은 해당 투자금을 바탕으로 폐기물 회수 용량이 확대된 2세대 네프론 보급, 경기 화성 공장에 재생 PET(r-PET) 플레이크 생산 공정 추가, 호남 지역에 제2사업장 설립 등에 박차를 가했다. 또한 플레이크를 만드는 공정에 펠릿 제작 공정도 반영해 r-PET 플레이크생산 후 물류비용을 줄이고 자체 수요 물량을 확보하는 연속 공정을 확보하기도 했다.

또 다른 웨이스트 스타트업 ‘에이트테크’는 AI 기반으로 자원순환 선별 로봇 ‘에이트론’을 개발해 내는 성과를 거뒀다. 에이트론은 1분 동안 약 60개(최대 80개) 폐기물 분류가 가능하며, 40만 건 이상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페트병과 캔, 유리병 등을 색상과 재질에 따라 12종류로 분류해 자원 재활용을 돕는다. AI와 웨이스트를 결합한, 미래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기술이다.

우리나라의 총 폐기물 발생량은 2015년 1억5,265만 톤에서 2020년 1억9,546만 톤까지, 5년 새 약 5천만 톤이 늘었다. 세계적으로도 2020년 22억4,000만 톤에서 2050년 38억8,000만 톤까지 1일 폐기물 발생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21년 12월 ‘K-순환경제 이행 계획’을 발표하고, 2020년 기준 1만1,000 톤 수준인 열분해·가스생산량을 2030년까지 연간 90만 톤까지 늘리고,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의 열분해 비중도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웨이스트 기업에 있어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갈수록 폐기물 배출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웨이스트 기업의 미래 가치도 수직 상승 중이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모도르인텔리전스’는 2020년 17억 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폐기물 처리 시장 규모가 2026년 65억2,000만 달러까지 연평균 25.68%씩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기술 발전의 물결이 빠르게 흘러갈 것이란 의미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은 나름의 기술력과 비전을 갖춘 기업이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다. 웨이스트 테크에 뛰어들기 시작한 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이 앞으로 이어질 격정의 경쟁 상황을 버텨낼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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