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미 연준, 예상했던 0.25%p↑, 다음 질문은 금리 인하 7월? 9월?

미 연준, 예상대로 기준금리 0.25%p 인상에 그쳐 전문가들, 7월부터 금리 인하 시작될 수도 있다는 전망 나와 한국은 인플레가 잡힌 만큼 미국 추격 없이 좀 더 지켜볼 것이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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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간 ‘금리’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MDSA R&D)

3일(현지 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의 콜린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5.00%~5.25%가 됐다. 기준 금리가 5%를 넘은 것은 14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과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1.75%p에 이르게 됐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금리 인상을 당분간 중단한 채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시작 시점이 언제가 될지 조심스럽게 예측을 내놓는 모습이다.

채권선물시장 미국 이자율 추이/출처=런던증권거래소

“금리 인하 적절치 않다” vs 7월이냐, 9월이냐의 문제일 뿐

파월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 발표 직후 이어진 질답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시점에 금리 인하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발표문에 지난 1년 내내 포함되었던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것”이라는 문구가 삭제된 점을 놓고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 인상 중단을 선언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이어 파월 의장이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발언한 점, 지난 3월 FOMC에서 시장에 맞춰 대응한다고 발언했던 점 등을 감안해 통화정책에서 준칙(Rule)만을 고집하기에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내부적으로도 인식하고 재량에 입각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런던증권거래소에서는 미국 1개월 단기채권 이자율이 미 연준의 발표에 따라 0.5%p 가까이 상승했을 뿐, 오히려 장기채 이자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4일 오전(한국 시간) 시카고 선물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서도 7월 26일에 예정된 다음 FOMC에서는 다시 4.75%~5.00% 구간으로 이자율을 낮출 것이라는 예측이 전체 비중의 53.4%에 달한다. 이어 9월 20일 FOMC 결과에 대한 예측은 4.50%~4.75% 구간과 4.75~5.00% 구간에 각각 41.3%, 43.3%의 비중이 배정되어 있다. 월가에서도 다음 FOMC에서 금리 인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라는 뜻이다.

미 서부지역 은행 붕괴에 따른 금융불안 확산, 결국은 자충수 둔 꼴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과 4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파산에 이어 5월 들어 팩웨스트 뱅코프(퍼시픽웨스턴뱅크)도 파산 직전에 구매자를 찾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팩웨스트도 기존 파산 은행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벤처투자사(VC)들 대상 영업에 초점을 맞췄던 은행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유한 포트폴리오가 실리콘밸리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파산으로 인해 안정성이 악화되면서 이른바 ‘시스템 리스크(Systemic risk)’ 상황에 돌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재무 학계에 따르면 1개 은행이나 특정 자산이 붕괴하면서 주변 다른 은행의 포트폴리오를 악화시키거나 유사 자산의 가격을 떨어뜨리면서 시장 전체로 위험 인지가 확산되는 것을 시스템 리스크로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거래가 복잡하게 얽힌 은행 네트워크의 경우, 거래 상대방 은행이 가진 포트폴리오가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알 수 없어 위험을 측정할 수 없는 부분이 더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미 서부지역 은행들의 연쇄 붕괴가 국내에 미치는 파장은 제한적이겠지만 미국 시장 전체의 자금사정 악화는 글로벌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쳐 국내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은행권 위기의 주원인이 미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이었던 만큼, 결국 미국이 자충수를 둔 탓에 금융위기를 감당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1일간 ‘금리’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MDSA R&D)

향후 금리 전망

경제 전문가들은 사실상 금리 인상기가 끝났다고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파월 의장이 준칙보다 재량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을 각종 인터뷰를 통해 간접적으로 언급한 데다, 미 서부 은행들의 연쇄 붕괴가 낳을 시장 불안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위험 수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어 미국 금리 인상으로 경제 운용에 어려움을 겪은 동맹국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점도 제기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을 지켜왔던 인도와 브라질이 최근 들어 탈(脫)달러 동맹 대열에 들어가며 러시아 천연가스 재판매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 부분도 정책 고민의 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설명도 뒤따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위원 의견이 6명 중 5명에 달했던 점을 제시하며 5월 말 예정된 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미국과 기준금리 차이가 1.75%p에 달하는 데다 무역수지 적자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이 금리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국내 가계 대출과 부동산 가격 등의 문제로 쉽게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인터넷 뉴스, SNS, 커뮤니티 등에서 수집한 빅데이터 여론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데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금리’ 관련 키워드로 ‘향후’, ‘부담’, ‘고려’, ‘부동산'(이상 녹색 키워드) 등으로 금리 인상이 낳을 부담에 대한 고민과 ‘인하’, ‘경기'(이상 붉은색 키워드) 등으로 국내 경기 침체에 대한 고민이 함께 나타난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 서부 은행들의 연쇄 붕괴가 가속화될 경우 9월로 예상하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7월로 앞당겨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에서 한국은행도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행이 그간 금리 인상을 주도했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 2일 발표에서 3.7%p 상승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계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잡혔다는 신호인 만큼 자산 가격 움직임과 가계 대출, 무역수지 적자 등이 한국은행의 주요 고려 대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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