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트리플 트랜지션’ 시대 ① 국제정치 변동의 시작

국회 “디지털전환+녹색전환+국제질서전환의 국제정치에 주목할 필요 있어” 트윈 트랜지션 영향력 확장하는 中, 美와의 경쟁도↑ 기술적 변동, 외교 전략적 변동과 밀접한 연관성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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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융위원회

급격한 세계 질서의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가 ‘디지털 전환, 녹색 전환, 국제질서 전환’ 등 3중의 통합적 전략인 설계를 구상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는 국회의 조언이 나왔다. 최근 디지털 전환, 녹색 전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이와 관련한 강대국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외교 전략적 지질 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국회는 “디지털전환+녹색전환+국제질서전환의 국제정치에 주목해 한국의 기존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트리플 트랜지션 부상, 국제정치 변동 잘 살펴야”

국회미래연구원(미래연)이 미래전략에 대한 심층분석 결과를 적시 제공하는 브리프형 보고서인 ‘국가미래전략 insight 제77호 트리플 트랜지션(Triple Transition)-디지털 전환, 녹색 전환, 그리고 국제질서 전환’을 발간했다. 본 보고서는 세계 경제질서 전환의 트렌드이자 전 세계 국가들이 주력하고 있는 미래 전략의 두 축인 디지털 전환, 녹색 전환의 ‘트윈 트랜지션(twin transition)’에 주목했다. 아울러 오늘날 세계질서 전환은 이 두 개의 전환이 단순히 기술과 경제의 변화를 넘어 지정학의 변화, 국제질서 변화에 밀접히 연계돼 나타나는 ‘트리플 트랜지션(triple transition)’의 양상임을 강조했다.

트윈 트랜지션은 전 세계가 직면해 있는 두 가지 가장 큰 과제인 ‘디지털 전환’과 ‘녹샌 전환’의 결합을 의미한다. 현재 세계는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을 국가 전략화하고 최우선 정책과제로 제시하면서 이 둘의 상호작용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 및 경제의 질적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트윈 트랜지션의 부상은 디지털 기술의 기후환경 대응력 증가 및 녹색전환의 디지털 기술 상호작용 증대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영향력 확장 나선 中, 트윈 트랜지션 주도권 잡나

디지털 전환과 녹색전환의 결합은 미래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실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0년부터 ‘녹색, 디지털 동시전환’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면서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의 통합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유럽은 ‘그린딜 2030’, ‘디지털전략’ 등 녹색화와 디지털화의 종합전략을 제시하면서 디지털·녹색 전환이 선순환 발전 관계에 있음을 거듭 역설했다.

중국 또한 최근 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의 결합, 동시발전의 개념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트윈 트랜지션을 ‘쌍전환’, ‘쌍화협동’ 등의 용어로 개념화하면서 지속가능발전과 질적 발전을 위한 과제로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초 발표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또한 급속한 경제적 전환이 우리 모두를 위한 공동의 기회가 되도록 활용할 것이라 강조한 바 있다.

이렇듯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이 미래 성장과 국가 경쟁력, 글로벌 리더십 경쟁에 주요한 자원으로 인식되면서 세계 각국은 이 두 개의 전환을 주도하고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기술전략과 외교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트윈 트랜지션을 주도할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확대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보고에 따르면 중국은 녹색 및 저탄소 생산방식과 생활방식 형성을 촉진하고 디지털 경제의 발전을 가속화해 디지털경제와 실물경제의 심도 있는 융합을 촉진할 것을 강조했다.

트윈 트랜지션 시대에 중국이 자국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는 모습이다. 중국은 트윈 트랜지션 주도를 위한 국가전략과 국내적 투자, 민관협력을 촉구하고 있다. 또 개발도상국의 녹색 전환과 디지털 전환에 적극 관여하고 지원함으로써 이를 통한 글로벌 시장 점유 및 영향권 구축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의 주요한 축으로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실크로드나 녹색 실크로드 또한 중국이 트윈 트랜지션 외교의 영향력을 얼마나 크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중국은 앞으로도 디지털 및 녹색 국제 기술 표준 제정에 광범위하게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 국가들과의 표준 협력 협정 체결등을 통해 국내기술 표준의 국제화와 국제 기술 표준에서의 더 많은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트리플 트랜지션, 디지털 전환-녹색전환-국제질서 전환의 연계 및 상호작용/출처=국회미래연구원

리더십 확보 둘러싼 강대국 경쟁 심화

이런 가운데 중국의 트윈 트랜지션 영향력 확대는 미래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둘러싼 강대국 간의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미래연에 따르면 미국은 트윈 트랜지션 과정에 중국의 영향력이 급도로 확대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미래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래연은 “미국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 문제를 새로운 강대국 경쟁 구도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중국을 명백한 도전국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미국-EU TTC 등 미국이 주도하는 유사입장국 협력과 글로벌 관여외교 협력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 미국과 EU는 지난해 5월 TTC 2차 각료회담에서 신흥기술표준, 기후 및 청정 기술목표, 데이터 거버넌스 및 기술플랫폼, 정보통신 기술서비스 보안 및 경쟁력 등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중국 견제안의 일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EU는 또 개발도상국에 대한 트윈 트랜지션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트윈 트랜지션의 전개가 탈냉전 질서의 전환, 강대국 경쟁의 부활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부상이라는 국제질서 전환과 맞물리며 외교적 전략적 측면과 밀접히 연관되기 시작했단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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