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에 촉발된 ‘가상자산 과세 유예론’, 대통령 대선 공약대로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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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투자자 “금투세 폐지 시 코인 과세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정부 “조세정책 완화는 대통령실 주도, 기재부에선 검토하고 있지 않아”
가상자산 시장 안정화 위해 과세 도입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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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추진을 공식화하자 내년부터 도입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과세 역시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가상자산 비과세 한도를 5,0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내걸었던 점도 제도 도입이 늦춰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선 ‘소득이 있는 곳에는 세금이 있다’는 조세의 원칙을 강조하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 도입 유예에 대한 정부 입장

3일 기획재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가상자산 소득세’를 두고 현시점에서 유예 또는 완화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양도·대여 시 발생한 소득 중 25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20%의 세금을 부과하는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2년부터 도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가상자산 거래소 등 관련 사업자들이 세금 인프라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시행이 1년 미뤄졌고, 이후 투자자 보호제도 정비 및 가상자산 시장 여건 등의 사유로 시행 시기가 2025년으로 또 한 차례 연기됐다.

그간 시장에선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과세 기준을 완화할 수 있단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가상자산 비과세 한도를 5,0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가상자산 과세 한도를 주식 투자 수익 과세 한도와 맞추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강조했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투세 폐지 추진을 공식화한 점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상자산 과세가 폐지 또는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과도한 부담의 과세가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시장을 왜곡한다면 시장원리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며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과 투자자, 우리 증시의 장기적 상생을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정부는 금투세와 가상자산 과세를 별도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2022년 가상자산 과세 도입을 한 차례 더 유예한 건 가상자산 관련 기본법 제정 등 투자자 보호 체계를 갖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단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상자산은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에 해당하기 때문에 금투세의 기준이 되는 금융투자소득과는 하나의 영역으로 볼 수 없다”며 “금투세 폐지 등 주식 관련 조세정책 완화는 대통령실에서 주도하는 부분이며, 현재 기재부에선 가상자산 과세 조정 여부와 관련해선 따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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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가상자산 과세 찬성론자 “소득 있는 곳에 과세는 당연”

가상자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과세 도입이 변경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가상자산 과세 도입 논의가 한창이었던 지난 2021년 리얼미터가 진행한 ‘2022년 가상자산 과세 찬반 설문조사’에 따르면 과세에 대한 찬성(53.7%)이 반대(38.3%)보다 많았다.

현재 가상자산 과세 찬성론자들은 기본적으로 ‘소득이 있는 곳에는 세금이 있다’는 조세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상자산업법을 발의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득이 생기는 모든 곳에는 세금이 붙게 돼 있다”면서 “주식시장보다 더 큰 변동성 때문에 투기적 행위 등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가상자산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과세를 통해 이러한 불법 행위를 어느 정도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과세가 도입될 경우 제도권 내 포용되지 않았던 가상자산의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금 부과 대상이 될 경우 가상자산이 더 이상 화폐가 아닌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화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다만 찬성론자들은 투자자 보호 조치와 공정 과세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금투세 및 코인 과세를 시행하되, 가상화폐 거래 안전성 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와 법안 등이 제대로 정비된 상태에서 시행될 필요가 있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개념 정의나 거래소 플랫폼 투명화 등 투자자 보호 장치 역시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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