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사] ③구글 검색 첫 페이지 보장은 오직 구글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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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ii research
구글 검색 1등 노출은 검색 광고를 하지 않는 이상 확정적으로 답할 수 없는 도전
오히려 1페이지에 관련 콘텐츠를 여럿 보여주는 전략이 저비용 고효율 광고법 될 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목표하는 소비자 행동 패턴에 맞춰 콘텐츠 전략도 조정해야

특정 키워드에 대해서 구글 검색 1페이지 최상단에 자기 콘텐츠를 내보내고 싶은 마음은 콘텐츠 제작자 모두가 똑같을 것이다. 그런데, 고객 관점에서 보면 자기가 찾는 정보가 나와야지, 찾지도 않는 정보가 계속 1등으로 나오면 구글 검색 엔진을 안 쓰게 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생각들이 제각각이고, 찾는 정보도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구글이 검색 결과물에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쓰는 것도 평소 행동 패턴을 봤을 때 다른 정보를 찾을 것이라는 예측을 바닥에 깔고 있는 것인데, 이런 개인화 작업이 더 효율적으로 돌아가야 사용자 경험이 나아진다. 말을 바꾸면, 특정 키워드에 대해 구글 검색 1페이지 최상단에 뜨는 것 자체가 누군가의 조작으로 되는 작업이 아니라는 설명이 된다.

파비리서치

구글 검색에 1등으로 내보내려면 얼마나 드나요?

많은 사람들이 A를 넣으면 B가 나오는 방식의 단순한 1차 방정식을 좋아한다. A를 안 넣어도 B가 나오는 ‘공짜’는 더 좋아하겠지만, ‘공짜 점심은 없다 (No Free Lunch)’를 다들 알고 있는만큼, 얼마의 돈을 내고 얼마의 이익을 받는다는 확신을 갖고 있을 때 비용을 부담하려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구글 검색 1등 노출은 그런 식으로 작업이 거의 불가능하다. 아무도 검색하지 않는 특정 키워드 조합에 대해서 유일무이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콘텐츠 제작자들의 경쟁이 쉬지 않고 이어지는 탓에 설령 1등을 한다고 해도 오래 유지하기는 힘들다.

이런 문제를 돈만 내면 해결되도록 만든 서비스들이 네이버가 제공하고 있는 키워드 광고, 프리미엄 광고 같은 검색 키워드 기반의 광고들인데, 광고가 아니라 정보를 찾는 사람들 입장에서 네이버는 최악의 서비스가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아마 정보를 찾는 방문자들이 최상위에 있는 광고들은 무조건 지나가는 방식으로 행동 패턴이 바뀌어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는 사람이 많은 서비스고, 고액의 광고비를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에 목마른 검색 서비스들이 이런 키워드 기반 광고를 버리지 않고 있다.

그래서 구글 검색에 1등으로 내보내려면 그냥 그 키워드로 광고를 하면 된다. 안타깝게도 ‘광고(Sponsored)’ 같은 마크가 붙어 있어서 효과가 떨어지기는 하겠지만, 비싼 광고비를 내면 그 만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1차 방정식 사고에 가장 잘 맞는 서비스인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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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ii Research’ 키워드로 구글 검색 화면 / 출처=구글

1등으로 내보내는 것보다, 여럿을 배치하는 것이 진짜 전략

AI기반 TOEIC 문제 맞춤형 모의고사로 유명했던 어느 스타트업이 일본에 진출한다고 하길래, 일본에서 TOEIC 관련된 키워드들은 어떻게 콘텐츠들이 배정되어 있는지 구글 검색을 일본어로 진행해본 적이 있다. 일본에서 워낙 TOEIC이 인기가 없는 영어 시험이다보니 특정 회사 한 곳의 콘텐츠만 독점적으로 10개 중 10개, 아니 2페이지 포함해서 20개 중 20개를 채워버리는 것을 봤었다. 시장에 경쟁이 거의 없다는 뜻이고, TOEIC라는 시험이 일본에서 큰 인기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검색이라는 것이 이렇게 시장 조사 역할을 할 수 있기도 하고, 회사 홍보에도 굉장히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의 영문 명칭으로 구글 검색을 하면 ‘Research’와 관련된 Google Scholar가 최상단에 뜨고, 우리 회사 홈페이지와 함께 우리 회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스위스의 인공지능 특화 대학인 SIAI(Swiss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가 2번째로 뜬다.

회사 이름을 검색하는 사람 입장에서 우리 회사는 굉장히 연구 중심적인 조직이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 실제로 학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어야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인 GIAI R&D가 하나의 섹션으로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예전 PDSI 시절부터 쌓아놓은 콘텐츠도 학문적 수준이 높아 구글 알고리즘이 딱히 잘못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아니다.

특별히 구글에 광고비를 낸 적은 없지만, 위의 검색 결과물은 내 의지가 매우 잘 반영된 상황이다. 구글이 1개 회사의 콘텐츠를 1페이지에 2개 이상 보여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 변형을 2020년 경에 공지한 바 있다. 그럼 1개 홈페이지에 모든 자료를 모아놓는 것보다 여러 홈페이지에 나눠서 콘텐츠를 분배하는 편이 검색 1페이지에 최대한 내 콘텐츠를 많이 넣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물론 하나의 홈페이지가 구글 검색 1페이지에 나올 수 있는 후보로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만큼, 시간이 더 걸렸던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검색하는 사람이 찾는 정보를 갖고 있느냐의 싸움에서 계속 이길 수만 있으면 여러 페이지를 운영해서 얻는 이득이 커진다.

구글 검색 1페이지, 1등 보장은 오직 구글만 할 수 있다

검색을 하는 사용자의 관점에서 보면, 1등으로 나와도 내가 찾는 정보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 그럼 1페이지 내에 여러 정보를 클릭해보면서 자기가 찾는 정보가 뭔지, 어떤 키워드로 검색을 해야하는지를 계속 학습하면서 검색 내용을 변경할 것이다. 그 때 반복적으로 내가 운영하는 여러 서비스들이 등장해야 1등 노출로 원했던 진정한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검색 광고 서비스를 써서 구글이 강제로 1등을 보여주는 강압적인 방법이 더 효과적인 콘텐츠 홍보 방법일까, 아니면 사용자가 학습을 계속 하면서 넣는 키워드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도록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진정한 홍보 방법일까?

어차피 1등 보장은 구글만 할 수 있고, 구글도 검색 광고비라는 이득이 없으면 굳이 사용자 경험을 망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결국 구글SEO를 잘한다는 것은 사용자가 찾을만한 콘텐츠를 얼마나 잘 만들고, 그 콘텐츠들을 어떻게 확산시켜서 반복적으로 노출되도록 만드느냐에 달려있다.

위에 예시를 들었던 우리 회사의 영문 명칭의 경우, 아직까지 웹사이트 개편 작업이 완전하지 않은 탓에 작업이 덜 됐지만,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다른 웹사이트들이 3번째, 4번째, 5번째로 계속 등장하도록 만들고, 여러 웹사이트들이 서로 사용자를 보내줄 수 있는 네트워크 형 구조를 만드는 것이 다음 목표다. 제대로 구성이 된다면 우리 회사가 보유한 콘텐츠들이 도메인 이름만 바꿔가며 사용자의 검색에 계속해서 등장하게 될 것이다.

1등보다 여러 채널로 뿌려진 콘텐츠가 1페이지에 나오는 것이 더 중요

구글SEO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콘텐츠의 품질이라면 2번째로 중요한 것이 ‘백링크(Backlink)’인데, 우리 회사의 여러 웹사이트들이 서로 백링크를 만들어주는 네트워크가 되면 검색 랭킹 동반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구글 검색 1페이지, 1등 보장을 할 수는 없지만, 광고비를 쓰지 않고도 광고를 한 것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되는 것이다.

사용자가 한번만 검색하고 1등 정보를 클릭하고 끝나버리면 위의 전략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 A를 찾고 A’를 찾고, 다시 A”를 찾는 방식으로 정보를 습득하면서 ‘학습(Learning)’을 하고 있는 사용자에게 팔리는 상품이라면 1등 하나를 위해 검색 광고비를 쓰는 것보다, 여러 채널로 뿌려진 콘텐츠가 사용자에게 반복적으로 노출되도록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인 광고 방법이다. 최종 구매 행동이 일어날 때는 여러 페이지를 보면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확신을 갖고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위의 광고 방법은 한국 같은 나라에서는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을 통해 알게됐다.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를 읽고 이해하는 작업을 학창시절부터 반복적으로 해 왔던 문화권의 사람들은 여러 정보를 계속 읽고 찾아다니지만, 한국은 “책 한 권 읽은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속어가 무색할만큼 정보 습득 행동이 제한적인 탓에 실제로도 재검색을 하는 비중이 낮다. 글로벌 웹사이트 트래픽 전문회사인 SEMRUSH의 지난 2023년 12월 자료에 따르면, 구글 검색의 경우 미국, 일본은 1번 방문 당 페이지 본 숫자(Pages/Visit)가 3.53, 3.76에 달하는 반면, 한국은 3.13에 불과하다.

일본의 야후 재팬, 한국의 네이버 등 각 국가별 검색 엔진이 얻은 방문자 숫자를 모두 결합해서 유튜브 방문자 숫자와 비교해봐도 한국은 검색 엔진 대 유튜브 비중이 2.8:6.2인 반면, 일본은 13.2:4.3, 미국은 34.8:22.1이다. 한국인이 얼마나 검색 엔진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지, 텍스트 정보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간 우리 회사에서 홍보하는 상품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한국 사람들도 문서를 읽고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이 뛰어났던 사람들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리 회사의 구글 콘텐츠 전략이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에 매우 가깝게 맞춰져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왜 열심히 써 놨는데 읽어보지도 않고 이상한 질문들을 할까, 왜 커뮤니티에 퍼진 한 줄 음해 댓글에 휩쓸려 저렇게 심하게 오해를 할까는 의문이 많았는데, 한·미·일 검색 패턴 비교, 유튜브 같은 영상 정보 의존도를 보니 단번에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문서 기반의 정보 이해를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들, 단 한 번의 검색으로 바로 답을 찾고 싶은 1차 방정식 형태의 사고 방식이신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라면 구글이 최상위 노출을 보장해주는 검색 광고 상품이 꽤나 효과적인 광고 방법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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