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도, 인터넷은행도, 저축은행도 원리금 못받는 악성 ‘깡통대출’ 급증세, 부실 위기 경고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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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3사 무수익여신 잔액, 2배 증가
4대 시중은행 무수익여신 잔액도 급증세
벼랑 끝 몰린 지역 중소기업 늘자 지방은행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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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장기화와 경기 부진 여파로 인터넷전문은행은 물론, 지방은행과 4대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수익여신은 원리금은 물론 이자조차도 받지 못하는 ‘악성’ 대출로, 중저신용자 대출이 늘어나는 속에서 고금리 파고를 넘지 못하는 차주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 악성 ‘깡통대출’ 2배 급증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해 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 규모는 총 4,8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의 2,555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은행별로는 케이뱅크가 2022년 1,096억원에서 1,881억원으로 785억원 늘었고, 토스뱅크는 454억원에서 1,321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1,005억원에서 1,666억원으로 확대됐다.

전체 여신 중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3사 모두 높아졌다. 토스뱅크가 1.36%로, 1년 전의 0.53% 대비 2배 이상 높아졌고,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1.02%에서 1.36%로 0.34%포인트(p) 올랐다. 카카오뱅크 역시 2022년 0.36%에서 지난해 말 기준 0.43%로 소폭 높아졌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원금을 갚지 못한 대출에 이자를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반영해 무수익여신을 산정한다. 이자 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무수익여신을 고정이하여신보다 더 부실한 채무로 취급한다.

무수익여신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대손상각비도 늘었다. 대손상각비는 채권 중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손실로 처리된 금액을 뜻한다. 대손상각비가 늘어나면 비용으로 처리되는 금액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도 감소한다. 지난해 말 인터넷은행 3사의 대손상각비는 8,827억원으로, 1년 전의 4,945억원 보다 3,882억원 급증했다. 토스뱅크가 3,41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각각 2,483억원과 2,926억원이었다.

뿐만 아니라 잠재 부실채권으로 향후 자산건전성 악화를 가늠할 수 있는 ‘요주의여신’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요주의여신 잔액은 3,641억원으로 전년(2,259억원) 보다 60% 넘게 증가했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2.1%에서 2.6%로 올랐다. 토스뱅크의 요주의여신도 2022년 955억원에서 지난해 2,912억원으로 늘어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1.1%에서 2.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22~2023년 고금리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확대한 것도 건전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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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4대 은행도 깡통대출 규모 3조원 육박

이같은 ‘깡통 대출’은 4대은행에서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무수익여신 잔액은 2조7,5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조2,772억원) 대비 20.9% 증가한 규모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이 전년(6,521억원) 대비 33.1% 늘어난 8,678억원으로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무수익여신은 7499억원으로 1년 새 43.6% 증가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으며 우리은행의 무수익여신도 같은 기간 4,701억원에서 5,289억원으로 12.5% 늘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무수익여신 잔액이 전년(6,327억원) 대비 4.2% 감소하면서 6,060억원으로 집계됐다.

무수익여신은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말 기업 부문 무수익여신은 4,934억원으로 전년(3,253억원) 대비 5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의 무수익여신이 1,970억원에서 2,564억원으로 30.2%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기업대출에서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하나은행은 기업대출에서의 무수익여신이 5,848억원으로 전체 무수익여신의 67.3%를 차지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가계대출의 무수익여신은 1,761억원에서 1,718억원으로 2.4% 줄어든 반면 기업대출의 무수익여신은 2,940억원에서 3,571억원으로 21.4% 늘었다.

대손상각비 역시 급증했다. 지난해 말 4대 은행의 대손상각비는 3조6,763억원으로 2022년 말(2조5,065억원)보다 46.7%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대손상각비가 1조5,133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우리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대손상각비가 4,592억원에서 9,556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방 6개 은행도 1년 새 무수익여신 27% 증가

지방은행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제주 등 6개 지방은행의 지난해 말 무수익여신 잔액은 8,638억원으로 전년(6,796억원) 대비 27% 늘었다. 총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0.38%에서 0.52%로 0.14%포인트 높아졌다.

은행별로는 제주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이 1년 새 84.5%(224억원)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이어 광주은행(74.9%), 부산은행(44.3%), 전북은행(33%), 경남은행(4.5%), 대구은행(4.1%) 순이다. 지난해 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대구은행(2,412억원)이며, 무수익여신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은행(0.87%)이다.

지방은행에서 부실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벼랑 끝에 몰린 지역 거점 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경기·인천)을 제외한 13개 시·도의 지난해 평균 어음 부도율은 0.45%로 전년(0.14%)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전국 어음 부도율이 0.23%인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파산하는 지역 기업도 늘고 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건수는 총 554건으로 2022년(308건)과 비교해 80% 증가했다.

지방은행들은 부실 채권을 자산유동화전문회사 등에 헐값으로 넘기거나(매각) 장부에서 아예 지우는(상각) 조치를 통해 자산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은행이 부실 채권을 처분하면 이 채권은 보유 자산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자산은 감소하지만 연체율은 낮아진다. 지방은행 중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지난해 각각 3,740억원, 4,071억원어치의 채권을 상·매각했다. 이는 전년 대비 194%, 263% 늘어난 수치다. 또 대손충당금도 늘리고 있다. 두 은행은 지난해 대손충당금으로 각각 2004억원, 5042억원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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