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2인자’ 삼성-AMD, 업계 1위 탈환할 게임 체인저는 HB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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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시장서 SK하이닉스에 못 미치는 삼성, AMD와 손잡고 역전 하나
"삼성-AMD 결국 둘 다 2인자, SK하이닉스-엔비디아 선두권 탈환 힘들어"
HBM4 개발 성공 여부에 시장 관심 집중, 삼성도 '사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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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뛰어넘기 위해 미국 AMD, 인텔 등과 손잡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당분간은 주도권을 빼앗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텔은 엔비디아를 잡기 위해 가우디3를 내놨으나 여전히 HBM2E 등 2세대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데다, AMD 역시 삼성전자의 HBM3E를 사용하지만 AI 가속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 또한 대만 TSMC와 HBM4 개발 협력을 발표하면서 또다시 한발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AMD 공동 전선 구축, 반도체 주도권 잡을 수 있을까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 반도체사들의 경쟁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HBM 시장 내에서 경쟁이 주로 이뤄질 것이란 의견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AMD는 올해 2분기 AMD 신형 AI칩인 ‘인스팅트 MI350’에 삼성전자의 12단 HBM3E D램을 공급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양산할 예정이었던 MI350의 출시 일정을 상반기로 당기고 D램을 HBM3에서 HBM3E로 교체해 엔비디아를 잡고 주도권을 건네받겠단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만의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AMD의 AI 반도체 MI300 시리즈에 HBM을 납품할 수 있는 인증을 받으면서 AMD의 중요한 공급 업체로 입지를 강화했다”며 “1분기부터 삼성전자의 HBM3 생산을 늘릴 기반을 마련한 셈”이라고 삼성전자의 성과를 높이 평했다.

삼성전자와 AMD가 손을 잡은 건 양사의 니즈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무조건 엔비디아에 제품을 납품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3E 제품의 성능 향상과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레퍼런스가 필요하다”며 “이에 AMD에 HBM3E 납품을 통해 기술력 향상과 경험을 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올해 삼성전자는 적극적인 HBM 증설과 판매를 통한 점유율을 극대화가 절실하다. 업계에 따르면 인텔에 HBM2E 제품을 다수 공급해 HBM 자체 출하량을 높이고 AMD에도 제품 공급을 늘려 HBM 출하량에서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AMD 역시 엔비디아의 대항마가 되기 위해선 HBM3를 뛰어넘는 HBM3E 등 향상된 성능을 가진 D램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이 같은 배경이 맞물려 삼성전자 제품을 적극 받아들이게 된 것으로 예측된다. 물량이나 가격 면에서 SK하이닉스 제품보다 삼성전자의 제품이 더 사용하기 용이했단 것이다. 실제 AMD에 들어가는 HBM은 현재로서 삼성전자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인자 연합’이라는 한계 여전, “업계 1위는 건재할 듯”

다만 삼성전자와 AMD 연합의 영향력이 얼마나 클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를 중심으로 쏟아진다. 삼성전자와 AMD 모두 HBM 시장에선 ‘2인자’ 수준에 머물고 있는 탓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3세대 HBM 시대를 기점으로 SK하이닉스에 줄곧 밀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던 2022년 6월 가장 먼저 HBM3 양산을 시작하면서 초반 승기를 확보,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인 H100 GPU에 최적화된 HBM3를 업계에서 가장 먼저 공급하기 시작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에야 HBM3를 양산했고, 아직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엔 본격적인 제품 공급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사의 HBM 기술 격차가 여실히 드러나는 지점이다.

AMD 또한 엔비디아의 저력을 당해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의 경우 프리미엄급 제품에서 강력함을 보이고 있는 데다, 거듭 경쟁력 있는 신제품 출시 계획을 밝히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끌어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글로벌 AI반도체 시장 점유율도 92%에 달한다. 겨우 엔비디아의 뒤를 쫓는 AMD 입장에선 태산이 앞에 놓인 것과 진배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해 투자 전문지 팁랭크스는 “엔비디아가 AI 분야에서 확실한 선두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앞으로 5년간 75~90%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AI 가속기도 일종의 티어(tier, 등급)가 생겨 최고 사양급 제품은 엔비디아가 가장 높은 선호도를 유지할 것이고 그만큼의 성능이 필요 없는 곳에서는 인텔이나 구글 등의 제품이 쓰일 것”이라며 “자동차로 치면 엔비디아가 포르쉐나 벤츠고, 나머지 업체들이 소나타나, 그랜저 같은 제품으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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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에 사활 건 삼성, “맞춤형 메모리 생태계 구축하겠다”

이에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명운을 가를 분수령은 AMD와의 공동 전선 구축보단 ‘HBM4 개발 성공 여부’라는 목소리가 높다. HBM3에서 앞서나간 SK하이닉스가 지금까지 주도권을 꽉 잡고 있듯, 삼성전자가 HMB4 개발에 먼저 성공하면 SK하이닉스에 쥐여준 주도권을 다시 앗아오는 것도 꿈은 아니리란 의견이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주목하는 모양새다. 향후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삼성전자의 HBM4에 달려 있는 만큼 시장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진 것이다.

삼성전자도 HBM4 개발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18일 삼성전자가 자사 뉴스룸을 통해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HBM4 16단 제품을 준비 중에 있다. 이와 관련해 윤재윤 삼성전자 D램 개발실 상무는 “고온 열 특성에 최적화된 ‘비전도성 접착 필름(NCF)’ 조립 기술과 최첨단 공정 기술을 통해 차세대 HBM4에 16단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생성형 AI 시대에 걸맞은 최고의 솔루션을 지속 선보여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메모리부터 파운드리·시스템LSI·첨단패키징(AVP) 등에 이르기까지 종합 역량을 활용해 ‘맞춤형 메모리’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HBM4-맞춤형 메모리를 통해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다시 잡겠단 의지를 강력히 내비친 셈이다. 이에 대해 김경륜 삼성전자 상품기획실 상무는 “앞으로 HBM 시장이 성숙하면 ‘맞춤화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맞춤형 HBM은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를 여는 교두보로,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LSI, AVP 등 종합 역량과 차세대 HBM 전담팀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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