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야기] 부동산 경매시장의 버블 ②

버블이란 자산의 내재 가치 대비 가격이 증가하는 것 일본, 네덜란드, 영국,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발생했던 버블 객관적인 지표가 경고함에도 불구하고 버블이 발생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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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이야기] 부동산 경매시장의 버블 ①에서 이어집니다.

부동산 버블의 성장 국면/출처=Jean-Paul Rodrigue’s Hofstra University

지난 글에 이어 이번 글에서는 버블의 의미와 역사, 그리고 버블이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본다.

버블이란

버블(bubble)이란 이는 시장에 전반적으로 특정 자산이 과도하게 공급되면서, 해당 자산의 가격이 내재한 가치 또는 일반적인 수준보다 크게 형성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과열된 경제 상황을 설명할 때 주로 사용되는 표현이기도 하다.

버블의 문제는, 거품이 꺼지면서 가격이 폭락하기 전까지 대부분 사람이 이를 ‘버블’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 대체로 부동산이라는 자산의 내재 가치가 제대로 측정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람들이 내재 가치의 급등을 높은 가격의 원인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경제 활황 등의 이유로 한동안 부풀어 올랐던 버블이 한번 터지고 나면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는 것은 물론, 주택담보대출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는 대부분 금융기관들에 타격을 주면서 동반으로 국내 금융 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시스템 위험(Systemic risk)’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세계 시장의 연관성이 커진 오늘날, 한 나라의 버블이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버블에 대한 판별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세계적으로 여러 차례 발생했던 버블

세계 금융 시장에서 버블은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반복돼 왔다. 예컨대 네덜란드 튤립 버블(1630년대), 영국 동인도 회사 버블(1720년대), 일본 부동산 및 주식 버블(1980년대), 닷컴 버블(1990년대), 미국 주택 버블(2000년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중 일본 부동산 버블을 살펴보자. 1980년대 초 엔화가 급등하면서 무역 경기가 침체하자 일본 정부는 통화 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책을 펼쳤다. 이후 시장의 유동성이 커지자, 투기가 조장되면서 1985년에서 1989년 사이에 일본 주식과 도시 토지 가치가 세 배로 뛰는 ‘버블’이 생기게 됐다. 이어 1989년 부동산 거품이 절정에 이르면서 도쿄 황궁 부지의 가치는 캘리포니아 주 전체의 부동산 가치보다 커졌다. 결국 1991년 거품이 터졌고 본격적인 장기침체, 즉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다.

한편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례기도 하다. 과거 미국에서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이를 반면교사로 삼은 다수의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생각되는 부동산에 대거 뭉칫돈을 투입했다. 이에 미국 주택 가격은 1996년에서 2006 사이 거의 두 배로 껑충 뛰었다. 또한 금리가 하락하면서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절대적 다수의 사람이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매했다. 이렇게 미국 주택 가격은 2006년에 정점을 찍었으나, 천정부지로 치솟는 주택 가격을 잡기 위해 미국 행정부가 금리를 대폭 인상하면서, 상환 능력이 없는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의 채무불이행이 연달아 터지게 됐다. 이에 주택 관련 채권이 휴지 조각이 되면서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들이 도산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 중 가장 최근에 있었던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경제적 영향을 미쳤다. 당시 미국 대표 금융 기관이었던 베어스턴스, 리만 브라더스를 필두로 한 주요 헤지펀드 및 투자은행이 파산 위기를 겪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되는 추세로 바뀌며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또한 미국과 한국 간 금리 스프레드가 커지면서,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빌린 후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현상이 심화돼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되기도 했다.

통화량 대비 아파트 시가총액 비율/출처=리치고

버블이 반복되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 사이클은 과열-하락-침체-회복의 4단계 국면을 반복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어느 나라든 경제 여건이 계속 좋기만 한 것도 아니며,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해당 사이클의 주기는 보통 20~30년, 짧게는 10년이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부동산 버블을 판단하는 방법은 통화량과 아파트 시가총액을 비교하는 것이다. 보통 통화량이 늘어나면 화폐가치가 하락하게 되고, 이는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때 통화량과 아파트 시가총액 증가율의 차이가 평소보다 크게 되면 버블로 의심할 수 있다. 즉 시중에 풀려있는 돈은 적은데, 아파트 가격은 이와 거의 무관하게 증가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위 그림을 살펴보면, 25일 기준으로 현재 통화량 대비 아파트 시가총액 비율은 147%까지 치솟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현시점에 아파트가 본질적인 가치 대비 역대 최고로 고평가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버블이라는 것은 왜 주기를 가지고 반복되는 걸까? 또한 전문가들이 위 지표와 같은 객관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부동산 버블의 징후를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대중들은 멈추지 않고 ‘영끌’, ‘빚투’를 위시한 도박을 일삼고 있는 것일까? 무엇이 대중들을 비이성적인 광기로 이끄는 것일까?

[논문이야기] 부동산 경매시장의 버블 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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