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 시장의 할인/할증 요인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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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데이터사이언스경영학회 제1차 세미나’에서 유보현 학회원이 ’부동산 경매 시장의 할인/할증 요인 발견’ 논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데이터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우리나라 아파트 경매 시장은 매매 시장과 뚜렷한 가격 차이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활성화 되어있다. 이에 따라 실수요 목적으로 경매 시장을 찾는 개인들, 차익 거래를 노리는 투자자들, 담보 대출을 다루는 금융 기관들과 부실 채권 사업자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해당 시장에 참여한다. 특히 대부분의 금융 기관은 사업 구조 중 주택 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채무 불이행이 발생했을 때 경매 시장에서 얼마큼의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가 여신 사업의 당락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많은 플레이어들이 뒤섞여 경쟁이 이루어지는 부동산 매매 시장에서 본인만의 엣지를 확보해 확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해당 시장을 분석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5월 12일 개최된  ‘데이터사이언스 경영학회(Managerial Data Science Association, 이하 MDSA) 2023년 제1차 세미나’에서 유보현 MDSA학회원은 부동산 경매 시장의 할인/할증 요소를 찾아내는 통계적 방법론을 담은 논문인 ‘부동산 경매 시장의 할인/할증 요인 발견’을 발표하며 청중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먼저 유보현 학회원은 부동산 경매 시장의 할인/할증 요인을 찾아내는 기존 연구가 상향식(Bottom-up)으로 접근하는 한계를 가진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매매 시장에서의 상향식 연구란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개별 경매 케이스들을 취합하여 수행된 요인 분석을 뜻한다. 즉 기존 연구가 부동산의 할인/할증 요인의 시변(time-varying) 특성을 배제한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보다는 시장 관점에서 낙찰가율을 바라보는 하향식 접근 방식(Top-down approach)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유 회원은 기존  ‘낙찰가율’ 지표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는 매월 해당 지역 법원에서 공표되는 지표로,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경매 건들의 낙찰가와 법원 감정가의 비율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법원 감정가는 매매 시세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낙찰가율은 시세 대비 낙찰 가격의 비율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낙찰가율의 분모에 해당하는 법원 감정가는 경매 시작 시점에 책정되는 반면 낙찰 가격은 그로부터 통상 7~11개월 후에 정해지기 때문에, 시간상의 미스매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때 유 회원은 푸리에 변환을 활용해 앞서 언급한 기존 연구가 가지는 두 가지 한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푸리에 변환은 입력 신호를 시간 영역에서 주파수 영역으로 전환해 모든 개별 주파수를 독립적으로 분리해 내는 방법이다. 이 때 분리된 독립적인 주파수들을 다시 신호 시간 영역으로 되돌리는 역 푸리에 변환을 거치면 고유의 신호를 찾을 수 있고, 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신호를 제거하면 일종의 ‘노이즈 필터링’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먼저, 그는 낙찰가율을 노이즈가 섞인 입력 신호로 보고, 회귀식을 통해 낙찰가율에서 매매시세 영향을 제거했다. 이후 잔차(Residual)에 푸리에 변환 및 역변환을 취해 두 가지 요소, 즉 ‘잠재 법원감정가 영향’과 ‘잠재 할인/할증 영향’을 구분해 냈다. 유 회원은 두 가지의 잠재 요소를 추출하고 난 뒤 잔차의 ACF/PACF plot에 유의미한 패턴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낙찰가율이 매매시세 영향, 잠재 범원감정가 영향, 잠재 할인/할증 영향으로만 구성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회원은 푸리에 변환으로 추출한 위의 두 가지 잠재 요인이 실제 법원 감정가 영향과 할인/할증 영향으로 연결되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먼저 법원 감정가에 대한 검증의 경우, 유 회원은 도메인 관점에서 법원 감정가와 매매 시세가 7개월 내지 11개월의 시간 차(Lag  관계)를 갖는다는 것에 주목했다. 실제로 매매시세와 잠재 법원 감정가 영향의 Lag 변수 간 회귀분석 결과, 상당히 높은 설명력을 가진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확인했고, 이를 통해 푸리에 변환으로 추출한 첫 번째 요소가 실제 법원 감정가 영향이라는 사실을 검증했다.

다음으로 본 논문의 핵심인 할인/할증 요인의 경우, 유 회원은 푸리에 변환으로 추출한 할인/할증 요소가 실제 그 기능을 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일종의 on/off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시그모이드 함수 처리를 한 뒤 on/off에 따라 낙찰가율 데이터가 평균과 분산이 다른 두 개로 나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실제 낙찰가율은 할인/할증 요소의 유무에 따라 두 개의 다른 분포로 구분됐고, 유 회원은 검증된 할인/할증 요인이 낙찰가율의 전월,전전월 차분 값의 움직임과 유사하게 움직인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모멘텀 팩터’라고 명명했다.

덧붙여 유 회원은 모멘텀 팩터의 효과가 시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을 가정하고, 해당 시변 계수의 움직임을 확인하기 위해 칼만 필터(Kalman Filter)를 이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특정 구간에서 모멘텀 팩터의 계수 민감성이 매매 시세 계수를 초과하는 ‘군집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회원은 이러한 ‘모멘텀 팩터의 효과가 매매 시세 효과를 초과하는 구간’을 부동산 시장의 과열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논문 발표 이후 유 회원이 받은 질문과 답변을 요약한 것이다.

(1) 본 논문은 부동산에 한정되어 있는데, 이를 주식, 채권, 파생상품 시장으로 확장할 수는 없는가.

답변) 부동산은 여타 금융시장과는 구분되는 특성을 갖는다. 예컨대 낙찰가율의 경우, 매매시장이라는 기준점을 기반으로 하므로 그 수치가 80%과 120% 사이를 반복한다. 본 논문은 낙찰가율의 이러한 특성에 주목해 푸리에 변환을 활용했다. 그런데 이 방법론을 다른 금융시장, 예컨대 주식시장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주식 시장의 경우 해당 주가를 설명하는 요소가 셀 수 없이 많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이 요소들을 푸리에 변환으로 모두 뽑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본 논문의 방법론은 시장의 구조를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에서만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2) 본 논문은 푸리에 변환으로 추출한 ‘법원 감정가 영향’의 경우, 그 검증 과정이 도메인 지식과 함께 직관적으로 와닿지만, ‘할인/할증 영향’의 경우 그 효과만 on/off로 검증하고 있다. 낙찰가율에서 매매시세, 법원 감정가를 제외하고 난 뒤와 관련하여 더 확실한 설명은 없는가.

답변) 푸리에 변환을 통해 추출된 요인과 실제 요인이 완벽하게 일대일 대응되지 않을 수 있다. ‘할인/할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낙찰가율 중 매매시세 영향, 법원 감정가 영향을 제외하고 난 나머지 요인을 ‘할인/할증’으로 정의한 것이다. 완전무결하게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고 생각된다.

(3) 부동산 시장의 역사가 본 논문의 연구 기간(2012.03~2022.10)보다 긴 것으로 판단된다. 이때 시장 체제(Market Regime)가 바뀌는 경우도 간혹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때 선택 편향(Selection bias)을 고려해야 하지 않나.

답변) 우리나라 부동산 경매 시장 초기의 경우, 참여자들의 정보 격차가 매우 커서 시장 곳곳에 비효율성이 존재했고, 낙찰가율을 신뢰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모든 기간을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면, 오히려 말씀해주신 논지의 편향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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