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내달 샌프란시스코서 정상회담 갖나, “바이든 행정부 회담 준비 착수”

미국 행정부 소식통,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 거론 9월 미·중 고위당국자 워싱턴 회동 당시 회담 관련 논의했을 듯 다만, 정상회담 열려도 ‘관계 회복 실마리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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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의 대면 정상회담 준비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미국과 중국의 대화 목적이 다른 상황에서 양국 관계의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 두고 신중한 ‘백악관’

5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시진핑 주석과 대면 정상회담 준비에 착수했다. 익명을 요청한 미국 행정부 소식통은 “미·중 정상 간 회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백악관은) 이미 계획을 이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즉각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는 모양새다.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도 관련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중국과 미국은 소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선의’의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중 관계는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2월 미국 대륙 상공을 이동한 중국 정찰풍선의 격추를 명령한 이후 크게 악화된 상태다. 격추 이후 몇 달 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 4명이 베이징을 방문하며 관계를 모색했지만, 관계 개선에 큰 진전은 없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도 기자들과의 인터뷰나 모금 행사에서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곤 했다. 그는 지난 6월 한 모금 행사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부르는가 하면 종종 중국이 “절실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는 11월 ‘APEC 정상회의’서 개최될 가능성 유력

한편 외교계에서는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16일 지중해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동 직후 시 주석의 11월 APEC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에 대해 “중국은 책임을 지는 국가로, 그간 중국이 참여해야 하는 중요한 다자회의에 불참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잦은 고위 외교 회담도 11월 정상회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배경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워싱턴 D.C에서 회동했다. 회동 이후 쑨 부부장은 “양측은 소통 채널의 유지를 위한 노력을 포함해 지역 현안들에 대한 솔직하고 심도 있는, 건설적인 협의를 했다”고 밝히며 향후 미·중 정상회담의 개최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밖에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왕이 부장과 시진핑 주석의 ‘경제 책사’ 역할을 맡은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도 조만간 방미 계획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총리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지명된 이후 당초 관할 영역으로 알려진 금융·부동산 분야를 넘어 미국, EU, 프랑스, 독일 등과의 경제·무역 협상을 담당하며 영향력이 높아진 인물이다. 지난 7월 초에는 중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장관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으며 양국의 금융 협력 강화에 합의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11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화상회의를 통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백악관 유튜브

정상회담 목표 엇갈리는 미·중, 정상회담 실효성은?

만일 오는 11월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이후 1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대면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양국 관계의 진전이 있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리오프닝 이후에도 경기 침체에 허덕이는 중국과 고금리 장기화로 금융 불안 우려를 앉고 있는 미국이 대화를 통해 얻으려는 목표가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국내 J대학 국제정치학과 관계자는 “현재 중국은 대화를 통해 미국이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견제 정책의 변화를 유도하려는 목표가 있는 반면, 미국의 대화 목적은 중국과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번지는 걸 막고자 한다”면서 “설사 정상회담이 진행되더라도 미국의 첨단 전략 산업 분야에 대한 대중국 수출 규제 등을 지속할 경우 중국이 우호적으로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미·중 갈등이 걸림돌이 되자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정상회담에서 중국과의 관계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인민대 진찬룽 교수는 최근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전선에서 중국과의 대화를 절실히 추구하고 있다”면서 “중국과의 복잡한 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 APEC 정상회의를 자신의 재선을 위한 포인트 적립 기회 삼아 공화당 경쟁자보다 더 많은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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