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처 ‘한미일 정상회의 관련 일본 내 평가와 시사점’ 발간, “한일 신뢰회복 시급하다”

금번 회의로 한미일 협력의 지역적 범위 및 영역 확대 일본 내 여론, 한미일 협력 강화에 긍정적 반응 입법처 “일본의 대중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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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한미국대사관

지난 8월 18일 한국, 미국, 일본은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캠프 데이비드에 모여 3국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번 3국 정상회의는 국제 행사와 함께 열렸던 이전 회의와는 달리 독립적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점에서 3국 간 협력이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5일 발간한 ‘한미일 정상회의 관련 일본 내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 회의 이후 발표된 3개의 문서를 중심으로 정상회의의 주요 내용과 이에 대한 일본 내에서의 한미일 협력 관련 평가 및 논점을 검토했다.

정상회의 하이라이트

이번 회의 후 「캠프데이비드 원칙」, 「캠프데이비드 정신: 한미일 정상 공동성명」, 「한미일간 협의에 대한 공약」등 세 가지 문서가 공개됐다. 해당 문서들은 향후 3국 협력의 청사진으로 기능하며 각 문서는 뚜렷한 중점 분야를 가지고 있다.

먼저 「캠프데이비드 원칙」은 한미일 협력의 기본 지침이다. △첫째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천명 △둘째 아세안 중심성 지지 △셋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추구 △넷째 대만 해협의 평화 유지 △다섯째 주요 신흥 기술의 개발과 이전을 촉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캠프데이비드 정신」에서는 주로 다뤄지던 주제인 북한을 넘어 3국 관계에 있어 안보, 경제, 개발 이슈를 포괄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협력의 틀을 확대했다. △첫째, 인도·태평양의 번영과 안보 강화 △둘째, 3국 간 소통 메커니즘 구축 △셋째,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행동에 대한 간접적 대응 기조 △넷째,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군사 활동 규탄 △다섯째,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지력 강조 △여섯째,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대한 대비 등이 명시돼 있다.

「한미일간 협의에 대한 공약」은 「캠프데이비드 원칙」, 「캠프데이비드 정신」에서 언급된 한미일 안보협력과 관련한 추가적 문건에 해당한다. 여기서 한미일 3국 정상은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도발, 위협에 대한 각국 정부의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서로 신속하게 협의할 것을 공약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가운데)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인근 캠프 데이비드의 대통령 전용 숙소 ‘아스펜’ 앞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일본 내 미일 협력에 대한 평가 및 이슈

입법처에 따르면 정상회의 이후 일본 여론은 협력 강화에 대체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각각 55%와 60%의 긍정 평가가 나왔다. 또한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예년과는 다르게 경제 개발 등 여러 이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및 주요 일본 신문 사설은 주로 안보 관련 소식에 주목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미일 간 협의에 관한 공약’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점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일각에서는 이를 도발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사실상의 ‘한미일 준동맹’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있었지만 논란으로 비화하지는 않았다. 양국 간 입장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번 한미일 회의의 공동성명을 살펴보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책을 강조하고 있다. 한일의 경우 모두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안보 환경의 악화는 한일 내 각기 다른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위시한 친핵 정서가 고조되고 있는 반면, 유일한 1세계 피폭국으로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핵 논의에 대해 강한 사회적 저항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 외교의 대응 방향

입법처는 일본의 대중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한일 안보 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기시다 총리가 제창하는 ‘신시대 리얼리즘 외교’의 방향과 강도가 현재와 같이 지속될 것인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사이의 취약한 신뢰 관계를 우려했다.

양 국가 간의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기존의 해상 수색 및 구조 훈련을 재개하고 해상 및 항공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협정을 진전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미 원자력 협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는 만큼 비슷한 핵 입장을 공유하는 일본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핵 잠재력을 활용하는 것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견해다.

한편 한 외국 대학교의 연구원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이뤄진 각종 결정들은 3국 간의 공동 협정이라기보다는 한-일, 한-미, 미-일 간의 국가 간 약속이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가 3국 정상들의 임기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즉 2027년에 예정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후보가 당선될 경우 윤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대부분 번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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