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최대 투자처는 ‘코인’? 정부 지원에도 힘 못 쓰는 청년도약계좌, 은행서도 한 달 새 13조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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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투자 '붐', 적금보단 요구불예금에 몰리는 청년들
외면받는 청년도약계좌, "10년에 1억원? 너무 적어"
과열된 코인 시장에 우려 목소리도, "'김치 프리미엄' 심각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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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사이에서 코인투자 붐이 일며 청년도약계좌가 상대적 약세를 띠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강세가 이어지면서 적금으로 10년에 1억원을 모으는 것보다 차라리 적립식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 1억원 이상의 액수를 기대해 보는 게 낫다는 인식이 자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급등에, 코인 시장 ‘활황’

최근 비트코인 급등 소식이 들려오면서 거래소 앱 사용량은 크게 늘었다. 17일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의 활성이용자수는 올해 초 145만8,502명에서 지난 12일 254만4,515명으로 74.5%가량 급증했다. 빗썸 또한 74만7,129명으로 92.9%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시를 빠져나간 돈이 대다수 가상자산 시장으로 흘러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계좌 잔액은 614조원이었는데, 이는 1월 말 대비 23조원 넘게 급증한 수치다. 요구불예금 계좌는 입출금 통장처럼 낮은 이자를 지급하지만 자유롭게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계좌다. 특히 코인거래소 연계 실명계좌 발급 서비스를 진행하는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요구불예금이 크게 늘었다. 신한은행은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과, NH농협은행은 빗썸과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주식시장을 떠나 코인 시장으로 가는 게 어쩌면 당연한 선택인지 모른다. 코스피에 상장된 953개 종목 중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비트코인 수익률인 68.8%를 넘은 종목은 이수스페셜티케미컬(116.6%), HD현대일렉트릭(80.1%), 대양금속(70.8%) 단 3개뿐인 반면, 코인 시장은 최근 활황을 이뤄 소위 ‘대박’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물론 코스피 종목 대비 비트코인이 투자위험도가 높고 가치평가도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수익률 차이가 벌어질수록 주식 투자자들이 시장을 이탈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쑥’ 빠진 적금, 1달 동안 13조원 나갔다

코인 시장이 활황을 이루면서 시중은행은 대조적으로 적금이 13조원이나 빠져나갔다. 전월 대비 적금 잔액은 28.5%가 줄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적금 잔액은 지난 1월 46조4,876억원이었으나, 2월 들어 13조2,671억원 줄어든 33조2,204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정부가 지난 2022년 2월 선보인 청년희망적금의 만기(2년)가 대거 도래한 게 주된 원인이다.

만기가 도래한 청년희망적금은 해지할 수도 있고 청년층에 자산 형성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마련된 정책상품인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수도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월 70만원 한도 내에서 적금 형태로 부으면 정부가 월 최대 2만4,000원을 지원하고 만기 5년을 채우면 비과세 혜택까지 받아 5,000만원 목돈 마련이 가능하다.

그러나 청년들은 적금을 깨고 돈을 빼는 추세다. 청년도약계좌는 만기가 5년이라 돈이 긴 시간 묶이기 때문에 자금 활용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상술했듯 최근 요구불예금 계좌 잔액이 급증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만큼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루는 비트코인이나 기타 ‘대박’을 노려볼 만한 가상자산으로 돈을 몰아넣을 수 있단 것이다.

가상자산 시황 정보를 제공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량은 2월 1일 81조원에서 2월 29일 260조원가량으로 1달 만에 3배 넘게 증가했고, 3월 6일 기준 350조원가량으로 다시 2월 말에 비해 1.3배 이상 늘어났다. 코인으로 말미암은 한탕주의 시대 아래 정부의 청년도약계좌 등 지원 정책은 사실상 무미 무취로 전락했단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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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전락한 적금, 아무튼 코인이 더 좋다?

적금의 비주류화는 여러 커뮤니티 분위기만 봐도 쉽게 파악해 볼 수 있다. 커뮤니티 등지에선 적금보다 코인을 우선순위로 두는 경향이 짙다. ‘성공’했을 때의 액수 차이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청년도약계좌로는 10년 동안 1억을 모으기도 어렵다”며 “목돈을 모으기엔 최적화되어 있을지 모르나, 결국 액수 자체가 크지 않다 보니 의미를 갖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한다. 10년께가 지나 1억원을 모은다 하더라도 물가 상승률에 따라 부동산 가격 등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고도 강조한다. 결국 기댓값이 낮다는 의미다.

반면 코인에 대해선 ‘버티면 오른다’는 인식이 강화하면서 트렌디한 투자 방식임을 피력한다. 이들 또한 가상자산을 통해 안정적이고 확정적인 금액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건 아니다. 다만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3년간 대략 327%가량 상승세를 보인 만큼 1년 주기로 50% 추가 상승한단 전제 아래 청년도약계좌보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뿐이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청년도약계좌, 적금으로 1억을 10년 동안 모으는 것보단 비트코인 등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빠르게 돈을 모으려 노력하는 게 더 낫다”며 “정부도 청년도약계좌 같은 것보단 디지털자산 육성에 보다 지원을 강화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청년도약계좌 등 적금 상품이 힘을 잃기 시작한 이유다.

다만 문제는 코인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시장에선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장세가 지속하면서 비트코인이 해외보다 9%가량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소위 ‘김치 프리미엄’이라 불리는 게 바로 이것이다. 현재 김치 프리미엄은 지난 2022년 11월 9일 당시 세계 2위 거래소 FTX가 파산하면서 비트코인이 급락했을 때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위주인 국내시장 특성상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투매가 나와 역으로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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