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기업가정신’ 교과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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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사회 변화에 대응해 '경제교육' 개편 추진
지난해 정책연구 추진, 현직 교사 등 참여한 TF도 출범
고교학점제에 맞춰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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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소기업벤처부가 오는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기업가정신’ 교과서를 개발한다. 새롭게 개발된 ‘기업가정신’ 교과서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의 성공 스토리는 물론 실제 기업가정신을 접할 수 있는 실무교육과 창업교육 등이 담길 예정이다.

현재 ‘기업가정신’ 내용은 유사 교과군에 단원 수준으로 실려

7일 중소벤처기업부과 창업진흥원은 ‘고등학교 기업가정신 교과용 인정도서 개발’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해 중기부는 기업가정신 인증 교과서 개발을 위해 교육부 승인 절차를 밟았다. 오는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라 학생들이 정규 교과과정에서 기업가정신을 배움으로써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기르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기업가정신’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생산 요소를 새롭게 조합·조정·통제하는 활동’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해 사업체를 설립·운영하고 제품·프로세스·서비스를 제공·판매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을 총망라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도전과 혁신활동을 장려하고 불확실한 상황이나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도전하는 자세를 기르는데 초점을 둔다.

현재 정규 교과과정에서 기업가정신 관련 내용은 생활·교양 교과군 등의 장(章)이나 절(節) 단위에 제한적으로 담기기는 했으나 별도로 인증 교과서가 개발된 적은 없다. 중기부에 따르면 현행 정규 교육과정 가운데 기업가정신 관련 내용을 포함하는 교과서는 △진로와 직업 △인간과 경제활동 △발명과 메이커 △진로와 기업가정신 등 4개 과목이다.

중기부는 내년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기업가정신이 새로운 교과목으로 채택되면 기업가정신에 대한 청소년들의 이해와 흥미를 제고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교육과정 내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교육부 인증 절차를 마치고 ‘기업가정신’ 교과목을 채택할 경기도 내 고등학교를 선정해 경기도 교육청 심사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교사 등 전문가 “교육량 늘리고 체험학습·실무교육 보강해야”

윤석열 정부 들어 고령화 등 사회 변화에 대응해 경제교육 개편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1월 기재부는 ‘경제교육, 지난 40년 진단 및 향후 대응’ 정책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 1982년부터 학교 안팎에서 이뤄진 경제교육의 성과와 한계를 이를 통해 향후 경제 상황에 적합한 교육 방향을 도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인구 등 환경 변화를 고려한 경제교육 전환 방침을 대외적으로 밝힌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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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상 기획재정부 차관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제16차 경제교육관리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이와 함께 중기부와 기획재정부, 교육부는 경제교육 개편의 일환으로 오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맞춰 기업가정신 교과서를 개발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교사 등 현장 전문가들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TF에 참여한 교사들은 “현행 교육과정에서 기업가정신의 비중을 키워야 한다”며 “교육량을 늘리고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체험학습과 실무교육을 보강할 수 있도록 교재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교육과정에서는 기업가정신의 정의와 간단한 사례만 학습할 수 있어 실제 기업 현장에서 기업가정신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배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국내 기업과 기업인의 사례는 찾아볼 수 없고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등 해외 기업의 성공 스토리도 위인전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인들이 창업을 꿈꾸게 된 배경,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등 학생들의 도전정신을 자극할 만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경제문맹’ 화두, 경제교육 병행해야

다만 기업가정신 교과서를 개발한다고 해도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특히 고교학점제 시행와 맞물려 전문성있는 교원을 확보하고 학생들이 해당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2022년 말 기재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학교 교사의 70.6%, 고등학교 교사의 79.3%가 ‘경제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현행 교육과정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경제·금융교육’ 활성화가 병행해야 한다. 현재 초등·중학교 과정에서 경제교육 관련 내용은 사회 과목의 일부 단원으로 구성돼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선택과목인데 ‘경제’를 선택한 학생은 극소수다.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사회탐구 신청자 48만6,828명 중 ‘경제’를 선택한 수험생은 전체 1.3%, 6,255명에 불과했다.

특히 부실한 청소년 경제교육은 성인의 경제·금융 문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 금융 이해력(Financial Literacy)이 화두다. 각국 정부는 금융에 대한 무지함이 경제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과잉 부채, 신용 불량, 개인 파산 등을 야기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그동안 금융교육에 공을 들여 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셧다운 같은 위기에 봉착했을 때 개인이 대응할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국가 시스템이 나서야 한다는 관점이다.

이에 반해 한국인의 금융 이해력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에서 경제·금융교육은 성적에 직결되지 않다보니 청소년 수준의 교육이 미흡한 실정이다. 실제 한국은 금융 이해도 측면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최소 목표 점수에 미달하는 성인의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높다. 지난 2020년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실시한 ‘성인 금융 이해력’ 조사에서 금융 지식의 최소 목표 점수 미달자 비율은 32.0%로 나타났다. 금융 행위에 대한 미달자 비율은 38.1%, 금융 태도는 60.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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