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시간외 주가 폭등에 국내 2차전지도 덩달아 상승폭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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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시간외 주가 폭등, 장 시작 전까지 13.3% 뛰어
국내 2차전지 주식들도 동반 상승세 보여
미-중 갈등 심화에 유럽 전기차 수요 돌아와
2분기부터 테슬라 매출액도 회복될 전망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올해 1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테슬라가 저가형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과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시간외 거래에서의 주가는 폭등했다. 현지시간 오후 4시 144.68달러에 장을 마감한 직후 10.11% 상승한 159.3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24일 개장 직전 163.96달러까지 급등했다.

이에 24일 국내 시장에선 2차전지 관련주들까지 덩달아 3~5%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4.05%↑), 삼성SDI(3.69%↑), SK이노베이션(1.48%↑) 등의 유가증권 상장사들과 코스닥시장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비엠(5.14%↑) 모두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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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기준 테슬라의 장외 주가 움직임/출처=구글

1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 주가는 폭등

테슬라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테슬라는 매출 213억100만 달러(약 29조3,102억원)를 기록, 전년 같은 기간(233억2,900만 달러) 대비 9% 감소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평균 예상치인 221억5천만 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테슬라의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은 코로나 영향을 크게 받았던 2020년 2분기 이후 4년 만이며, 9%의 매출 하락폭은 2012년 이후 최대치다.

이어 1분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5% 급락한 11억2,900만 달러(약 1조5,500억원)에 그쳤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자동차 매출이 173억7,800만 달러(약 23조9,000억원)로 전년 대비 3% 떨어졌다. 앞서 테슬라는 최근 1분기 차량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다 밝힌 바 있는데, 이것이 그대로 실적에 반영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날 투자자를 대상으로한 전화 회의(컨퍼런스 콜)에서 “당초 2025년 하반기에 생산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던 신규 모델의 생산을 올해는 아니더라도 내년 초부턴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슬라가 저가 모델 생산 계획을 잠정 중단한다는 보도가 있었던 것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해당 발표 후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3.3% 상승했다. 신규 저가 모델이 판매가 정체된 테슬라의 실적을 끌어올릴 새로운 ‘캐시 카우’로 인식되면서다.

테슬라는 이날 “작년 생산량보다 50% 이상의 성장을 달성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며 “새로운 제조라인에 투자하기 전에 현재 생산 능력을 완전히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분간은 신규 투자 대신 기존 생산라인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머스크는 이달 인도에 방문해 신규 기가팩토리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테슬라의 실적이 휘청인 탓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올 1분기 자본 지출이 27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어났다는 점도 언급됐으나, 이에 테슬라는 AI 인프라에 대한 10억 달러 규모의 지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테슬라는 AI 인프라를 통해 오는 8월로 예정된 자율주행 로보택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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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테슬라

테슬라 훈풍에 국내 2차전지 주식들 동반 상승

올 초 테슬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약 10% 인력을 감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은 올 것이 왔다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부터 생산 차질, 중국 내 경쟁 심화, 지속적인 가격 인하 등으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연초 대비 주가가 40% 이상 하락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4월 들어서는 미국, 중국, 유럽에서 차량 인도 가격을 2천달러 낮추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기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 우려와 달리 저가형 전기차 생산 속도가 빨라진 데다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시간 외 시장에서 주가 폭등이 나타났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해석이다.

폭등 소식이 알려지자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국내 2차전지 주식들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당 15,000원(4.05%) 오른 385,000원에 마감됐고, 삼성SDI도 15,000원 뛰어 422,000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사업 이외에 SK그룹의 화학 사업 전체를 포함한 중간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미국 판매망이 현대차와 독일 3사에 치우친 탓에 상승폭이 1,600원(1.48%)에 그쳤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주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속 성장세

전문가들은 국내 전기차 시장이 경기 불안 등의 이유로 다소 주춤한 추세지만, 글로벌 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2분기 이후 테슬라의 매출액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진 전기차 시장 침체는 중국의 저가 차량 공세 탓이었으나, 품질 불량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고, 미-중 갈등 심화로 유럽 각국에서 중국 전기차 수입을 중단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다시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7.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시장은 각국의 탄소 저감 정책과 정책 지원, 완성차 제조업체들의 전동화 추진 전략 등을 감안했을 경우 여전히 성장 산업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유럽 국가의 경우, 오는 203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는 등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오는 2035년부터 27개 회원국에서 휘발유 등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여기에 유럽의 자동차 이산화탄소(CO₂) 배출 및 연비 규제도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개별 회원국과 유럽 내 주요 완성차 및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로드맵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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