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야기] 부동산 경매 시장의 할인/할증 요인 – 번외

학부 수준의 통계학으로 작성된 ‘부동산 경매 시장의 할인/할증 요인’ 연구의 ‘현실 적용성’에 초점 비지니스와 학문 사이의 새로운 ‘만남의 장’ 될 것으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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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ii research
사진=pexels

이전 글(1,2,3,4)까지를 통해 부동산 경매 시장의 할인/할증 요인을 수학・통계학적으로 발견하고, 나아가 해당 요인에 대한 특성을 분석해 부동산 시장의 성격을 거시적으로 살펴봤다. 마무리 차원에서 이번 글에서는 필자가 본 연구를 하게 된 개인적인 배경과 소회를 밝힌다.

기술보다는 논리에 초점

위 주제로 논문을 쓰게 된 이유는 실제로 전공이 부동산이거나 전문 분야라서는 아니다. 최근 몇 년간의 업무 대부분은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기존 시스템을 하나씩 바꿔나가는 것이었고, 그 중 하나가 대출 심사였으며, 또다시 그중 하나가 부동산 관련된 것이었다.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정의가 개개인 마다 다르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는 비지니스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로써 최상의 조건을 가질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논문의 주제도 실무에서 난공불락이라 여겨졌던 주제를 택했고, 그 해결을 위해 학교에서 습득한 지식을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

필자가 본 논문을 통해 어필하고 싶은 부분은 기술적 측면이 아닌 논리적 측면이다. 실제 논문에서 사용된 기술은 회귀분석(Regression),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ation), 칼만 필터(Kalman Filter) 정도로, 이공계 대학원 이상 레벨의 특별히 어려운 테크닉은 사용되지 않았다. 물론 해석이 중요한 금융 데이터에서 ML/DL 등의 비선형 패턴 매칭(Non-linear pattern matching)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인센티브도 존재했으나, 필자에게 있어서 기술은 문제에 걸맞은 방법이 필요했을 뿐, 그 이상은 필요 없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이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풀어나갈 것이냐에 달려있었다.

도구로서 작용할 때 이상적이라고 했던 것은 바로 이 지점을 언급한 것이다. 적어도 비지니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논리가 우선이고 기술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이 것이 나만의 이상적인 형태이고, 그래서 논문의 컨셉을 불필요함이 없이 간결하면서도 논리적으로는 탄탄함을 추구하는 그런 형태를 유지하고 싶었다.

비지니스와 연구 사이의 이격

논문의 주제를 탐색할 무렵, 필자는 ‘어떤 문제를 해결해 볼까’는 마음가짐으로 리서치를 진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제 해결에 집착 아닌 집착을 하게 된 이유는, 짧은 경험에서 비롯된 편견이겠으나 비지니스와 연구 세계에 좁혀지지 않는 이격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필자는 실무자로서, 아직 대부분의 분야에서 의사 결정의 대부분은 데이터보단 사람의 주관에 기대는 경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대부분의 업계에서 데이터 분석 시스템 도입의 실패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필자 또한 이를 피부로 느끼던 점들이 많았다. 분야마다 사정은 각기 다르겠지만, 적어도 필자가 속한 분야는 오랜 관행의 이유도 있고, 무엇보다 이유 중 하나는 연구와 비지니스 간 괴리가 컸기 때문으로 생각했었다.

필자가 업계에서 바라볼 때, 수많은 연구 결과는 ‘실제 사용 가능성’을 배제한 채 연구 자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반면 필자가 학계에서 바라본 비지니스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들이 뒤섞인 현실 세계의 복잡성은 둘째치고, 사람의 주관에 의해 행해지는 것은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본 논문의 의도 – 비지니스와 연구 사이의 브릿지(bridge)

따라서 본 논문의 진짜 의도는 미약하게나마 비지니스와 연구라는 두 개의 세계를 연결하는 것이었다. 데이터 분석이라는 것을 비지니스 문제 해결에 적극 사용하는 ‘컨셉러’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필자는 본 논문이 연구와 비지니스 그 중간 어디쯤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필자는 본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연구로서 호기심에 경도되지 않기 위한 내적 갈등이 굉장히 치열했으며, 이를 이겨내고 연구를 최대한 ‘현실 사용 가능성’에 맞추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음을 밝힌다.

논문의 결과와 퀄리티는 논문을 평가하시는 분 또는 실제 산업에서 증명될 것이지 필자가 정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또 다른 필자의 결과물들은 언제나 연구와 비지니스 그 중간 어디쯤에 위치하게 될 것 같다. 두 세계의 다리를 잇는 일은 정말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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