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閣下] 2/28 “민주당에서도 이건 아니다 싶은 거죠”라는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압도적 반대 예상에도 불구 반란표 최대 40표 극렬 지지자들 ‘살생부’에 40여 명 야당 의원 이름 올라 이 대표의 당 장악력에 의문도 증가, 당 분열 사실상 확정이라는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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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찬성 139표, 반대 138표, 심지어 기권 9표에 무효 11표도 나왔다. 이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최소한 반대 170표를 기대했던 민주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비명계(非明係) 의원 40여 명의 이름과 지역구가 적힌 ‘살생부(殺生簿)’가 공유되기 시작했다. 최소한 20명, 산술적으로 37명, 최대 40여 명에 이르는 체포동의안 찬성표가 민주당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월 28일 오후 3시 이전 ‘대통령’ 연관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반란표 속에 숨겨진 민주당의 미래

현재 민주당의 의석수는 169석이고, 친야권인 정의당 6석, 기본소득당 1석, 시대전환 1석, 무소속 윤미향 의원 등을 포함해 민주당에서는 최소 170석 이상의 반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역설했다. 당내에서는 ‘압도적 반대 표결’이라는 표현을 통해 표 결집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인지 ‘부’인지 명확하게 판단할 수 없는 글자를 포함한 무효표가 11표가 나온 데 이어, 기권표도 9표나 나왔다. 반대표는 고작 138표에 불과하다. 무효, 기권, 반대표를 모두 포함해도 158표다. 반면 국민의힘 의석수가 115석에 불과한 가운데 체포동의안 찬성표는 무려 139표가 나왔다. 어떤 계산을 해 봐도 최소 20표, 최대 40표의 찬성표가 친야권에서 나왔음을 가늠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번 표결이 민주당 분열을 예고한 수준을 넘어 사실상 확인 사살하는 사건이었다고 해석한다. 빅데이터 여론 분석에서도 지난주 내내 정치권을 달구다 결국 자진사퇴로 마무리된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한 논란은 사라졌지만, 이재명 대표의 체포 동의안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비판 등이 정가 주요 키워드로 등장했다.

‘살생부’ 대로 공천 탈락인가, 당 분열인가

이재명 당 대표가 내부 결속을 탄탄히 다질 수 있으면 소셜 미디어 등에 돌아다니는 이른바 ‘살생부’ 속의 의원들이 다음 총선에서 공천 탈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나, 반란표 숫자가 많아 내부적으로는 당 장악이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민주당 청년 정치인은 “무기명 투표였지만 누가 반대표를 던졌을지 확신에 가까운 리스트를 누구나 뽑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 대표가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결국 내년 총선 공천 무렵 전에 분당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한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은 “민주당에서도 이건 아니다 싶은 것”이라며 내부 반란표는 단순히 당 내부의 권력 다툼을 넘어 이재명 대표에 대한 보호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어 “지난해 지방선거에 송영길 전 대표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서울시장에 출마할 때부터 이미 예견됐던 상황”이라며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체포를 막아야 하는 후보를 대통령 선거에 냈다는 사실에 민주당 지지자들(중 일부)도 자괴감이 들 것”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들은 선거 패배 후 이미 내부적으로는 갈라져 있는 야당이 이번 사건을 통해 분열 상황을 외부에 가시적으로 보여줬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180석에 이르는 야당 의석수에서 무려 40표나 분열표가 나온 것은, 마치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유사할 정도로 큰 사건이기 때문이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국민의힘 전신)에서 40여 석의 반란표가 나오면서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당시 새누리당 극렬 지지자들이 ‘탄찬파(탄핵 찬성파)’ 의원들의 이름을 뿌리던 것처럼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 직후에도 민주당 지지자들 일부가 ‘살생부’라는 이름으로 체포동의안에 찬성했을 것으로 보이는 의원들의 이름과 사유 등을 사회관계망에 뿌리고 있다. 당시 새누리당은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를 주축으로 하는 두 당으로 분열됐고, 연이어 선거에서 대패했다. 합당을 했지만 지금도 유승민 전 대표, 이준석 전 대표를 주축으로 하는 당 내부의 일부 세력에 대한 다수파의 눈길은 매섭다. 민주당의 내분이 진행되는 모습이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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