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ata Science 석사를 발판으로 한 이직

pabii research

지난 2021년 가을에 입학했던 우리 SIAI 석사생들 중 2명이 이번에 사내·외로 이직한다.

한 명은 Data를 좀 잘 쓰고 싶어 답답하던 시리즈C 급의 스타트업으로, 다른 한 명은 대기업 내에서 부서 이동을 통해 AI팀으로 팀을 바꾼다. 둘 다 그간 고급 인력을 못 뽑아 하고 싶은 업무들에 도전을 못했는데, 이번 채용으로 숨통이 트일 것이다.

회사들 속사정을 아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꽤나 상황 파악이 되어 있는터라, 두 분과 해당 기업에 피해가 안 되는 범위 안에서 이직한 분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Value-add가 어떻게 될지 한번 정리해보자.

Data 쓰고 싶은 시리즈C 스타트업

학부 동기, 선후배들이 국내 거의 대부분의 스타트업에 C레벨로 포진되어 있어서 직·간접적으로 회사 사정을 전해 듣는 일이 많다. 모 스타트업 경영진으로 있는 친구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 SIAI의 Machine Learning, Deep Learning 시험 문제들을 보여줬었다. (과목별 링크 따라가면 PDF 파일 있음)

총 10개의 작은 문제들 중에 1번만 해도 이미 한국에서 풀 수 있는 사람 없을 것 같다며 농담하길래 A학점 받는 애들 몇 명 있었다고 하니까, ‘이걸 한국 토종이 어떻게 A를 받냐ㅋㅋ’ 같은 대화를 했었다.

정부 기관에 서류 제출해야되는 일들이 많은데 사무실 안에서 원하는 형태의 그래프를 착착 뽑아내준다던가, 그들의 입을 틀어막아 버릴 수 있는 고급 논리를 들이댄다던가 등등의 업무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저런 문제까지 푸는 애들은 박사를 가야지 우리 회사 업무는 너무 수준 낮은거 아니냐는 농담만 하다 헤어졌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SIAI 학생 중 한 명이 이직하려고 고민 중이라고 하길래, 평소에 사고의 흐름이 말랑말랑하게 돌아가서 배운 지식들을 효율적으로 잘 써먹던 학생이었던 기억이 나길래 추천을 해 줬고, 서로 합이 잘 맞았는지 결국 채용 결정이 났다.

당장은 회사에 급한 업무들 때문에 SIAI에서 배운 알짜 지식을 100% 다 써 먹기는 힘들겠지만, 회사 사정을 더 알고나면 역량 있는 학생이다보니 이것저것 더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저 학생 1명 때문에 회사가 경쟁사들을 제치고 1등 업체로 올라설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경쟁 업체들에서 데리고 있는 ‘Data 인력’의 수준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저 학생 분이 만든 자료들로 관계자들이 당황하는 일이 곧 벌어질 것이라는데는 확신을 갖고 있다.

경영진 전체가 변화에 적응이 빠르고 새로운 지식을 바로바로 흡수하는 조직이라, 국내 대다수 대기업들처럼 뭔가 새로운 자료 만들어가면 상사들이 갖은 핑계를 대며 못하게 막지도 않을 것이고, 고급 콘텐츠 만들어서 갖고가면 거꾸로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들겠지. 감시, 감독하는 공공기관들도 해외 투자금이 들어온 스타트업이 역량 있는 인재를 뽑아서 고급 자료로 반박하는거에 입이 쑥 들어가도록 만들어야 할텐데…

AI팀 만들었지만 성과없이 돈과 시간만 버렸던 모 대기업

다른 한 분의 학생은 대기업 재직 중인 차장~부장 연배의 인력이었는데, AI Hype이 생기고 난 이래 계속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걸 PDSI에서 제대로 설명해주고 있길래 SIAI 대학원에 온다고 했던 분이다. 공부 따라오는데 정말 많은 고생을 하셨는데, 졸업 무렵이 되니 우리 방식의 훈련이 되어서 ‘논리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더라. 이 정도면 새로운 지식이 나와도 본인이 알아서 찾아 공부할 수 있는 레벨이지 않을까는 생각이 들었던 분이다.

회사를 휴직하고 정말 모든 시간을 갈아넣어 공부하신 걸로 아는데, 복직하면서 AI/Data Science 석사 졸업반이라 팀을 옮기고 싶다고 전했더니 인사과에서 먼저 놀랐단다. 아마 국내 대기업을 다니시는 분들이 나보다 더 잘 알겠지만, 자기 돈 들여서 AI/Data Science 석사를, 그것도 국내 대학의 자동문 석사, 내실없는 대학원이 아니라 하드코어로 제대로 가르치는 교육 과정을 거쳐서 밟고 왔다고 하면 회사 내에 몇 명 없는 알짜 인재 취급을 받는다.

회사 내에서는 이렇게 스펙 끌어올린 분이 다른 회사로 이직할까봐 겁이 날 것이다. 특히 회사가 그간 AI로 뭘 하겠다고 언론 홍보비만 수십억을 쓰며 인력을 부어넣었지만, 심지어 해외 대학에 교수로 있는 인력까지 데리고 와 봤지만 실질적으로 아무 것도 해 낸 것이 없는 상황인만큼, 복직하면서 회사에 충성스럽게 사내 이동을 요구하는 고급 인력의 입맛을 안 맞춰줘야 할 이유가 없다.

제대로 된 인력 한 명 뽑기도 힘든데, 이미 회사 다닌지 10+년인 인력이 나가는 걸 그대로 내버려 둔다?

인사팀 징계감이다.

국내 스타트업 경영진으로 있는 학부 동기가 우리 SIAI 기출문제를 보자마자 한국 땅에 풀 수 있는 인력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점을 감안해보면, 심지어 그 친구가 업계 내에서 최상위 0.1%급의 브레인으로 인정 받는 알짜 인재라는 점을 놓고 봤을 때, SIAI 교육에서 살아남은 인력들이라면 한국 내의 어지간한 직장에서는 경쟁자가 없는 A+급 인재 대접을 받을 것이다.

그간 주변 평가를 종합해봤을 때 현실적인 비교군은 인 서울 대학 교수 못하는 친구들이 고르는 옵션인 세종시의 국책 연구소, 중앙부처 연구 인력, 대기업들의 핵심 연구소 중에서도 해외파 알짜 인력들이 모인 곳들 정도는 되어야 동급 역량과 시야를 갖춘 인력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간 해당 대기업이 잘못 해 왔던 수 많은 실패 프로젝트들이 왜 잘못된 건지 기획서, 보고서들만 읽어봐도 바로 알겠다던데, ‘논리적’으로 대화하실 수 있는 레벨이 됐으니 바로바로 눈에 보이는 거겠지. 그 분을 얼마나 귀하게 쓰느냐에 따라 앞으로 회사가 실패 프로젝트를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는지가 결정될 것이다.

제대로 훈련 받은 1명의 인재가 내는 Value-add

두 분 모두 SIAI에서 받을 수 있는 기초(?)적인 훈련을 통해 ‘논리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시야를 갖춘 분이다. 그 다음은 업계 별로 속 사정에 맞춰 배운 지식을 얼마나 잘 응용하느냐에 달려있는데, 알아서들 잘 하시겠지? 자기 회사가 이상한 AI 프로젝트들에 시간과 돈만 버리는 걸 봤다는 대화를 하던 분들이

대기업들은 항상 그렇게 눈탱을 맞더라구요

라는 말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는데, 아마 위의 두 분을 뽑은 조직은 두 분에게 많은 권한을 주면 줄수록 그렇게 ‘눈탱’을 맞을 일이 줄어들 것이다. 회사를 만들어서 뭔가 프로젝트를 하나 해 보려면 인력 수급부터 시작해서 최소한 몇 십 억은 그냥 날아가던데 그 돈을 다 아낄 수 있다고 말하기는 뭣하지만, 최소한 실패 확률 100%인 ‘잘못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저 분들을 써서 얼마나 더 고급 상품을 만들어내고 회사의 가치를 키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내 정치와 권력 관계 탓에 알짜 인재가 회사에 120%를 쏟아내지 못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두 분 모두 SIAI 교육을 통해 열린 시야로 새 조직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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