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연 “다가오는 미래사회, ‘이머징 이슈’ 탐색으로 능동적 대처 가능해”

pabii research
국회미래연구원 '미래사회 변화 11대 이슈' 보고서 발간
'기술과 인간의 공존' 새로운 형태 가정·도시 모델 제시
이머징 이슈 탐색·추적 거버넌스 체계 구축 필요성 강조
출처=국회미래연구원

미래 경제사회의 적응력 강화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주목해야 할 잠재적 문제나 기회를 일컫는 이머징 이슈를 미리 파악해 민첩한 대응과 효과적인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미래연구원(미래연)은 23일 발간한 ‘미래사회 변화를 이끄는 11대 이슈: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사회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이머징 이슈를 조기에 파악할 경우, 이슈가 발생하는 초기 단계에 개입해 그 방향성을 조정하거나 계획하는 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 능동적 미래사회의 설계가 가능해진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불확실성 내재한 사회적 이슈의 진화 초기 단계

이머징 이슈(emerging issue)는 새로운 기술이나 잠재적인 정책 이슈 또는 현재 시점에서는 주류의 아이디어가 아닐 수 있지만, 훗날 중요한 주류 이슈로 발전하거나 트렌드가 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이나 사회적 이슈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현재 발생할 확률은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란 뜻이다.

다만 모든 이머징 이슈가 트렌드가 되는 것은 아니며, 이슈의 대부분은 잠깐 화제가 됐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곤 한다. 즉 이머징 이슈는 출현에서 도약, 성장, 성숙 등 단계를 아우르는 사회적 이슈의 진화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비롯해 변동성, 복잡성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초기 단계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래연은 2020년부터 자체 알고리즘을 활용해 신규성(novelty), 확장성(growth), 파급성(impact)을 지표로 하는 이머징 이슈 탐색 방법론을 개발해 왔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해당 탐색 방법론을 통해 도출한 개인의 삶, 공동체, 그리고 사회 영역에 있어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슈 11개를 △개인 △가족 △공동체 △사회(도시) 네 부문으로 나눠 제시했다.

기술융합 통한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 혁신

미래연은 먼저 개인에게 다가올 수 있는 이슈로 디지털 시대 스트레스 관리, 라이프 테크(Life Tech), 스마트 웰빙 오아시스를 꼽았다. 스트레스 관리에 대해서는 지능화된 디지털 시대를 맞아 변화에 대한 적응 과정 속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과 개인의 존재 의미를 탐색하는 실존적, 철학적 고찰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라이프 테크는 사람들의 일상 전반을 효율화하는 동시에 사회적 연결성을 이끌고, 모든 계층과 연령대에 맞는 개인화된 기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해당 기술의 일상 적용을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나아가 사용자의 건강과 편의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간을 효과적으로 연결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스마트홈 테크놀로지가 확산 중인 만큼 기술융합을 통한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족이 마주할 수 있는 이슈로는 스마트 패밀리와 디지털 시대 부모 역할의 다면성 두 가지가 꼽혔다. 스마트 패밀리는 각 세대의 특별한 요구와 도전과제에 맞춤화된 지원을 제공하는 새로운 가족 형태의 등장 가능성을 말한다. 미래연은 스마트 패밀리 기술이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들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을 비롯해 가족 구성원 간 이해와 문화 공유를 촉진해 가족 내 문화적 연속성과 소속감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시대 부모 역할의 다면성에 대해서는 미래의 부모들이 자녀의 감정 관리, 특히 여러 디지털 위험 요소 등에 의한 스트레스 관리 등과 같은 도전과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짚으며 부모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자녀의 감정을 이해하고 지원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감정 또한 관리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테크노-이모셔널(techno-emotional) 인텔리전스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 중시되는 미래형 도시 모델

공동체 이머징 이슈로는 테크노 지형학과 고령화 시대 스마트 소셜 네트워킹을 제시했다. 미래연은 지능형 기술을 통해 빈곤의 지리적 분포 및 패턴을 새롭게 파악할 수 있는 만큼 해당 기술을 통해 빈곤의 지리적 재정의, 지역공동체의 혁신적 발전 촉진, 토지 시스템의 지속 가능한 개혁을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토지의 사용 및 관리 최적화, 빈곤 지역의 경제적 발전과 지속가능성 향상 등 토지 시스템의 지능형 개혁이 가능해질 것이란 주장이다.

또한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미래 사회에는 노령 인구들에 물리적·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등 사회적 고립의 위험을 줄이는 다양한 대안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기존의 재정지원을 넘어 감정적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 메커니즘이 활성화되고, 반려동물 등 비전통적 연결고리를 활용한 노령 인구에 대한 지원이 다각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래연은 끝으로 사회 전반이 맞이할 수 있는 이슈로는 통합적 도시 생태시스템, 센서리 도시디자인, 지능형 리더십 르네상스, 디지털 도시의 눈을 꼽았다. 미래에는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건강한 생활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강조됨에 따라 개인의 건강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스마트 헬스-휴먼 인터페이스의 필요성이 대두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바이오 뱅크, 커뮤니티 과학 등 생태 영역과 기술의 융합 개념들이 부상하고, 도시 생태 시스템 최적화를 위해 생명과학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활발하게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다양한 데이터 소스와 최첨단 기술의 조합을 통해 도시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실시간으로 감지·대응하는 새로운 안전도시 모델이 제시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안전도시가 딥러닝 기술을 통해 도시 환경과 주민들의 활동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다 안전하고 개인의 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도시디자인 전략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술에 대한 적시 투자와 지원 위해 전문 기구 필요하다”

미래연은 11가지 이머징 이슈에 대한 이해를 통해 능동적 미래 설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머징 이슈를 탐색하는 것은 단순 미래지향적 탐색 과정을 넘어 이슈에 대한 중장기적인 모니터링과 정보 축적, 이를 바탕으로 한 대응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과정까지 포괄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사회적 이슈 검토가 정책 실패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머징 이슈의 검토는 전략적 예측을 통해 이슈의 조기 발견과 빠른 복구를 강조하는 회복력(resilience)에 초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미래연은 이머징 이슈를 상시 탐색하고 추적하는 거버넌스 체계가 국가 차원으로 제도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래 사회의 주요 변화와 도전과제를 사전에 인식할 수 있는 환경 탐색을 통해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적시에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으며, 미래의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고 위험 요소에 대한 적응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이머징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확대해 변화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 역시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WoS(Web of Science) DB 내 총 53,279건의 논문 데이터가 분석에 활용됐다. 미래연은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규성과 확장성이 높은 잠재적 이머징 이슈 후보군 키워드들이 타 분야로 파급돼 가는 과정에서 어떤 키워드와 함께 연관되는지 파악한 후 전문가 평가와 검증 과정을 거쳐 최종 이머징 이슈를 도출했다고 설명하며 이번에 도출된 11대 이머징 이슈에 대한 대응 전략 등을 탐구하는 후속 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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