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창업자 샘 뱅크먼 사기, 횡령 혐의 재산 시작돼

FTX 파산의 주범, 샘 뱅크먼 재판 시작 검찰 측 ‘샘 뱅크먼은 사기꾼’, 변호인 ‘운이 나빴던 창업가’ 유죄 증거 및 증언 이어져, 정치인 불법 로비 혐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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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남부지방 법원에서 사기 및 횡령 혐의를 받는 FTX 창업자 샘 뱅크먼에 대한 재판과 첫 변론이 시작됐다. 검찰은 FTX에서 계열사 알라메다로 불법적인 자금이 유입된 정황을 추궁했으나, 뱅크먼의 변호인단은 7개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한편 FTX의 공동 설립자를 포함한 뱅크먼의 주변인들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유죄를 인정했다.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창업자/사진=FTX

뉴욕 남부지방법원, 샘 뱅크먼 재판 시작

지난 3일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FTX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Sam Bankman Fried)의 사기 혐의에 대한 첫 재판에서 검찰은 뱅크먼이 FTX와 FTX 계열사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및 고객들에게 허위 사실을 전달해 약 100억 달러(약 13조5,900억원)의 자금의 횡령한 혐의를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재판 개시를 앞두고 12명의 배심원단 선정 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번 변론에 앞서 세퀘이아의 투자 파트너 알프레드 린(Alfred Lin)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이른 시일 내 투자 피해자를 추가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 밝혔다. 네이선 렌(Nathan Rehn) 검사는 “피고 샘 뱅크먼은 파산한 FTX를 통해 바하마 지역에 3,000만 달러(약 404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빌 클린턴, 톰 브래디와 같은 유명 인사를 만나며 왕처럼 군림했지만, 피고의 모든 것은 거짓으로 점철됐다”며 배심원들에게 유죄를 주장했다.

FTX는 지난해 11월 2일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가 “FTX는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 FTT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기업 규모를 부풀렸다”며 FTX의 재무 건전성에 의문을 제기한 지 10일 만에 파산 신청을 한 바 있다. FTX 파산은 캐나다교사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세쿼이아, 인사이트 파트너스 등 다수의 기관 투자자 피해와 약 10만 명이 넘는 채권자를 양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FTX X 계정

‘가상화폐 왕’인가, ‘사기꾼’인가

뱅크먼의 수석 변호인 마크 코헨(Mark Cohen)은 배심원단을 향한 변론에서 “피고는 술이나 파티를 즐기지 않는 수학광”이었다며 “샘 뱅크먼은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를 만들기 위해 불황과 호황 변동에도 굴하지 않고 노력했던, 그저 운이 좋지 않았던 스타트업 창업자”라고 주장했다. 뱅크먼의 변호인단은 보이스피싱, 보이스피싱 공모, 자금세탁 공모 등 뱅크먼의 7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뱅크먼의 횡령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횡령 및 FTX 유동성 위기 진원지로 지목된 알라메다리서치(Alameda Research)의 허위 재무제표에 대한 책임자가 뱅크먼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주목한 재무제표는 FTX 투자 고객의 자금이 사적으로 유용됐다는 것을 증빙하는 주요 증거다.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FTX 투자 피해자 마크 앙투안 줄리아드(Marc-Antoine Julliard)도 반대 심문에서 “FTX에 재산의 대부분을 투자한 이유는 FTX가 정확한 실사 과정을 거쳐 VC에 투자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FTX가 말했던 모든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호소했다. 현재 FTX에 투자했던 세쿼이아, 소프트뱅크, 인사이트 파트너스 등 기관 투자자의 FTX 투자 지분 가치는 ‘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TX가 파산하기 몇 달 전 FTX의 자금이 알라메다로 불법적으로 이동한 백도어(Back Door·데이터를 이동시킬 수 있는 비공식 통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해당 백도어를 발견한 FTX 계열사 직원에게 내용을 보고받은 담당 부서장이 당시 FTX CEO였던 뱅크먼에게 백도어 사실을 보고했지만, 뱅크먼은 백도어를 삭제하지 않고, 해당 부서장을 해고했다고 전했다.

뱅크먼 주변인도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서

이번 재판의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알라메다 전 CEO 캐롤라인 엘리슨(Caroline Ellison)과 FTX 공동 설립자 게리 왕(Gary Wang), FTX 전 엔지니어링 디렉터 니샤드 싱(Nishad Singh) 등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법적 관용을 기대하며 검찰에 협조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FTX에서 코드 개발을 담당했던 직원들 역시 업무 중에 범죄와 연관성 있는 코드를 개발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FTX 사태의 공범으로 지목된 엘리슨이 뱅크먼과 연인 관계였다는 사실을 통해 뱅크먼과 알라메다 간의 연관성을 추궁했다. 이에 대해 뱅크먼 변호인단은 뱅크먼이 엘리슨에게 가상화폐에 대한 위험성을 전하며 리스크 헷지를 요구했지만, 엘리슨이 이를 묵살해 FTX 사태가 벌어졌다며 상반한 주장을 펼쳤다. 변호인단의 주장에 대해 검찰은 “현재 FTX에 남아 있는 자산은 함께 파산한 알라메다에 대한 차용증이 전부”라며 FTX에서 알라메다로 불법적으로 자금이 유입된 정황을 추궁했다.

FTX 고객 약관에 따르면 FTX 고객들은 FTX에 예치한 자금을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고, FTX는 고객의 예치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검찰에 따르면 뱅크먼은 FTX에 예치된 고객의 자금에 접근할 수 있었고, 다른 법인으로 자금을 유용한 뒤 사적 횡령을 저질렀다.

한편 뱅크먼은 정치인들에게 약 1억 달러(약 1,350억원)의 불법 정치 후원금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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