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이사회 참여 NO!” FTX 샘 뱅크먼, 새로운 증언 나와

FTX 샘 뱅크먼, 투자자 이사회 참여 요구에 저항 사기 및 횡령 사실 감추기 위한 포석이었나 불법 사실 알았으면 FTX 투자하지 않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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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에서 열린 FTX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Sam Bankman Fried)에 대한 첫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패러다임(Paradigm) 창업자는 뱅크먼이 FTX 투자자의 이사회 참여 요청에 크게 저항했다고 증언했다. 앞서 FTX에 투자를 진행한 패러다임은 FTX 파산 이후 자산가치가 폭락해 파산한 바 있다.

‘이사진엔 들어올 수 없다’ 투자자 증언 나와

지난 5일 맨해튼연방법원에 출석한 블록체인 전문 투자 기업 패러다임 창업자 매트 황은 FTX 투자사인 패러다임의 이사회 참여 요청에 대한 샘 뱅크먼의 당시 반응을 진술하며 검찰에 유리한 증언을 했다. 대개 시리즈 A나 B의 투자 라운드에서 주도적 투자자는 신생 기업에 큰 자금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기업에 대한 전략적 조언과 운영 참여를 위해 이사진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뱅크먼은 해당 요구를 직접적으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뱅크먼은 FTX 파산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돼 횡령 및 사기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매트 황(matt huang)/사진=Paradigm

황의 설명에 따르면 이사진 거부 사실은 패러다임이 2021년 7월 FTX의 시리즈 B에 참여하기 전 투자 조건 협의 당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패러다임은 해당 투자 라운드에서 1억2,500만 달러(약 1,685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관계자들은 뱅크먼이 이사회 참여를 거부한 이유가 본인의 사기와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라고 추측했다.

패러다임, FTX 투자로 약 2억7,800 달러 ‘증발’

패러다임은 글로벌 투자기업 세쿼이아 출신의 황이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 공동 창업자 프레드 어싱(Fred Ehrsam)과 함께 설립한 기업이다. 패러다임은 세계 3위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 FTX와 가상화폐 기반 대출기업 블록파이(BlockFi)를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로 선정하고 투자 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패러다임은 2021년 코인베이스 기업공개 당시 약 8억 달러(1조784억)가 넘는 가상화폐 거래소 지분을 보유했지만, FTX 파산으로 FTX, FTX US에 투자한 2억7,800만 달러(약 3,747억원) 규모의 운용자산이 ‘증발’됐다.

패러다임은 FTX 파산으로 인해 두 명의 투자 파트너와 8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고 밝혔다. 패러다임의 주요 투자 기업이었던 블록파이도 FTX 파산의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파산 절차를 신청했다. 잎서 패러다임은 2021년 블록파이가 진행한 시리즈 D 투자 라운드에 3억5천만 달러(약 4,725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블록파이는 FTX가 인수를 고려했을 정도로 FTX에 우호적인 협력사로 알려졌다.

황의 증언에 따르면 뱅크먼이 투자자 측의 이사회 참여 제안에 크게 저항했을 때, 오히려 투자자들 사이에선 뱅크먼의 능력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기업 지배구조와 패러다임을 노골적으로 비방하는 뱅크먼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그의 능력이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바람직한 모습으로 비쳤다는 설명이다. 당시 FTX의 시리즈 B에 참여한 투자기업엔 세쿼이아, 토마 브라보, 소프트뱅크 등이 있다.

투자 당시 지적한 부분이 결국

황은 공개 변론에서 FTX 시리즈 B 투자 당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전통적인 기업 지배구조가 없다는 사실과 뱅크먼이 설립한 알라메다리서치(Alameda Research)와 FTX의 관계”라고 대답했다. 투자 당시 패러다임은 FTX와 알라메다의 창업자가 모두 뱅크먼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FTX가 성장하기 위해선 알라메다와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알라메다의 거래에 특혜를 준 사실이 밝혀진다면 FTX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알라메다리서치 사무실/사진=샘 뱅크먼 X 계정

가상화폐 거래소 알라메다는 FTX 파산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기업이다. 뱅크먼은 FTX를 설립하기 전 알라메다를 먼저 설립했다. 이후 FTX에 인수된 알라메다는 FTX가 자체 발행한 토큰 ‘FTT’를 활용해 크게 성장했다. FTT를 우선적으로 인수한 알라메다는 FTT 가격이 상승하자 장부상 이익이 발생했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가상화폐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우성장했다. 이를 두고 미국 블록체인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FTX와 알라메다의 관계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가까운 관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FTX 파산 당시 알라메다가 보유한 대부분의 자산은 FTT였다. 현재 뱅크먼은 FTX의 고객 자금을 불법적인 경로로 알라메다에 이동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은 “실사 과정에서 현재 밝혀진 혐의에 대한 내용이 드러났다면 FTX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 증언했다. 검찰은 황의 증언을 토대로 뱅크먼이 FTX에 예치된 고객 자금을 불법적인 경로로 알라메다로 유용하고 장부상 수익을 조작하기 위해 대차대조표의 특정 비용을 고의로 누락시킨 혐의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한편 이번 재판의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알라메다 전 CEO 캐롤라인 엘리슨(Caroline Ellison)과 FTX 공동 설립자 게리 왕(Gary Wang), FTX 전 엔지니어링 디렉터 니샤드 싱(Nishad Singh) 등 뱅크먼의 주변인들도 자신의 혐의에 유죄를 인정하고 법적 관용을 기대하며 검찰에 협조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뱅크먼의 변호인단은 보이스피싱, 보이스피싱 공모, 자금세탁 공모 등 뱅크먼의 7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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