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포털’ 네이버, 한국 특화형AI 검색으로 구글에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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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구글이 '검색엔진 1위' 못한 유일한 시장
최근 2년새 네이버·구글간 격차 8.7%p 줄어
두 회사 모두 자체 생성형 AI 탑재하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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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가 ‘구글I/O 2023’에서 자사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소개하고 있다/사진=구글

네이버와 구글 간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다. 네이버의 점유율은 한때 80%를 넘어설 정도로 절대적이었지만 최근 50%대로 하락하면서 2위 구글과의 격차도 줄어들었다. 향후 검색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요인으로 인공지능(AI)이 꼽히는 가운데 양사 모두 AI 검색의 실용성을 개선하고 이용자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한국어 특화 서비스와 비영어권 시장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에서 ‘제미나이’ 이용하도록 개선

23일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네이버와 구글의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 격차는 25.6%P로 2년 새 8.7%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네이버의 점유율은 58.1%로 2년 전인 2022년 3월 61.8%보다 3.7%P 감소했다. 반면 구글은 같은 기간 27.5%에서 32.5%로 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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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사진=구글

한국은 중국, 러시아 등 반서방 국가를 제외하고 구글이 검색엔진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유일한 시장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구글은 고도의 검색 품질을 통해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크롬에서 간편하게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공개하기도 했다. 크롬에서 간단한 명령어만으로 제미나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해 생성형 AI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일일이 제미나이 공식 웹사이트를 접속해야 했던 불편을 덜어냈다. 단, 이 기능은 시범 도입 단계로 아직 영어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지난해 11월에는 생성형 AI를 적용한 검색 기능 ‘SGE(Search Generative Experience)’의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어, 일본어, 힌디어에 한국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어를 추가한 것이다. SGE는 크롬을 열고 삼각 플라스크 모양 아이콘을 눌러 활성화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한 다음 검색창에 검색어나 질문을 입력하면 화면 최상단에 생성형 AI가 도출한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글쓰기 돕기(help me write)’라는 AI 기반 기능을 도입해 제미나이를 크롬 브라우저에 통합한 바도 있다. 이 외에도 최근에는 크롬 상단의 주소 표시줄에 ‘제미나이와의 대화’라는 단축키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은 해당 기능들을 통해 이용자들이 제미나이를 활용한 AI 검색 경험에 익숙해지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접근성과 편의성을 제고해 다른 생성형 AI 서비스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 자사 포털에 ‘큐’ 탑재해 다양한 서비스 연계

한국 토종 검색엔진 네이버도 AI 경쟁에 가세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검색 특화 생성형 AI 서비스 ‘큐(CUE:)’를 시범 출시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네이버 포털 통합 검색에 큐를 적용해 별도의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포털 검색 창에서 큐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이 강화했다.

특히 구체적인 의도를 가진 대화형 질의에 대해 지식베이스 등을 통해 구축한 정보를 토대로 최신 답변을 제공하고 쇼핑, 예약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 연계해 구글의 AI 검색과 차별화했다. 이용자들이 네이버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면 큐를 통해 별도의 추가 검색 없이 한 번에 행동으로까지 연결되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검색어의 일부만 입력해도 입력한 문자가 포함된 다양한 검색어를 추천하는 ‘검색어 자동 완성 서비스’를 큐에도 적용하고, 자동 완성 영역 하단에는 큐의 추천 질의가 최대 3개까지 노출되도록 했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해까지 PC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올해 들어 적용 범위를 모바일로 확대했다.

지난 11일에는 ‘큐’에 활용된 AI 모델 일부를 적용한 새로운 서비스 ‘스마트 블록’을 시범적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스마트 블록’은 블로그, 카페, 동영상 등 출처나 유형의 구분 없이 적합도에 맞춰 검색 결과를 순위별로 나열하는 방식의 서비스로, 이용자 입장에서는 생성형 AI가 검색 의도와 검색어 맥락을 해석해 적합한 순서로 나열한 결과를 볼 수 있다. 네이버는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범 적용한 이후 실시간 생성형 AI 모델이 접목된 스마트 블록을 검색 전반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구글 등 규모에서 앞선 빅테크와의 차별화 전략 모색

현재 AI 시장은 구글, 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초거대AI 기술을 기반으로 검색·메신저·커머스 등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네이버는 최근 3~4년간 AI 개발에 누적 1조원을 투입했고 지난해 8월에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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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사진=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가 보유한 50년치 뉴스와 9년치 블로그 데이터를 학습한 한국어 특화 모델이다. 오픈AI의 챗GPT 등 빅테크 LLM에 비해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사용하고 한국 사회의 맥락이나 법·제도 등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생성형 AI라는 점에서 가장 큰 차별점을 가진다. 외신들도 하이퍼클로바X를 두고 ‘한국적인 생성형 AI’로 분류했다. 최근에는 한국판 AI 성능 평가 체계인 KMMLU에서 오픈AI와 구글의 생성형 AI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수많은 국가의 검색·메신저·커머스 서비스가 미국과 중국의 플랫폼에 종속된 지 오래됐고 AI와 데이터 산업,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역시 얼마 안 가 미국의 테크 기업에 종속될 것”이라며 “자금이나 규모면에서 앞선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로컬라이즈 전략을 내세워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입지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체 AI 기술을 가지고 해외 파트너십을 확대해 동남아·중동·유럽 등 비영어권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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